올해 상반기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1~2010년생)를 사로잡으며 몸집을 키운 골프 산업이 연말까지 호황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 여행길이 막히며 골프 산업이 특수를 누린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추석 연휴에는 골프장, 스크린골프 등 골프 관련 수요가 더 늘면서 골프 관련주의 주가도 연휴를 전후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월 30일 스크린골프 업체 골프존의 '골프존 GDR아카데미 100호점' 오픈식에서 참석자들이 고객들이 맞춤 레슨 받는 모습을 둘러보고 있다./연합뉴스

◇ 골프, 중장년의 전유물에서 MZ 세대까지 확산

19일 금융투자업계와 골프업계에 따르면 수도권과 강원지역 골프장의 예약률은 80∼100%에 달한다. 골프 예약서비스 엑스골프(XGOLF) 관계자는 “거의 모든 골프장이 추석 연휴 전후로 풀부킹”이라면서 “백신 인센티브가 적용되진 않지만 해외에 나갈 수 없다 보니 사람들이 골프장으로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거리두기 4단계 적용 직후 주춤했던 예약률이 추석 연휴와 가을 시즌이 맞물리면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와 골프업계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골프를 즐기는 MZ세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골프 인구는 515만명으로 2019년보다 약 44만8000명 늘었다. 그런데 늘어난 골프 인구를 연령대별로 분석해보면 이 중 26.5%인 11만9000명은 20~30대였다. 지난해 새로 골프를 시작한 사람 4명 중 1명 이상이 2030세대인 셈이다.

손지연 신금투 연구원은 골프가 기존에는 40~60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는데, 최근 MZ세대가 유입되며 골프 시장의 성장세가 뚜렷해졌다고 분석했다. 손 연구원은 “골프 산업은 10년간 정체됐었는데 2019년부터 젊은 세대가 유입되기 시작하며 골프인구가 늘어났다”며 “소수 인원이 모여 즐길 수 있는 골프의 매력이 MZ세대를 끌어들였다”고 설명했다.

9월 15일 인스타그램에 '골스타그램'을 검색하면 92만개가 넘는 게시물을 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 추석 앞두고 관련주 상승… 연말까지 호황 가능

MZ세대의 골프 사랑은 골프 관련주의 주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6만9300원에 머물던 골프존(215000)은 올해 들어 급등해, 현재는 14만원대까지 주가가 상승했다.

금융투자업계는 골프 관련 종목들이 올해 추석 연휴 등 장기간 연휴 기간을 전후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보통 연휴에 골프 라운딩을 즐기는 경우가 많고, 특히 코로나 이후부터는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사람들이 골프장으로 몰리는 현상이 더 심해졌기 때문이다.

2019년과 2020년에도 추석 연휴 전후로 골프존, 휠라홀딩스(081660), 크리스에프앤씨(110790) 등의 주가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스크린골프업체 골프존은 2019년 추석 연휴 시작 전날인 9월 11일 주가가 4.4% 떨어진 6만4600원에 장을 마감했으나, 연휴가 끝난 16일부터는 연일 상승하며 20일에는 4.17% 오른 6만9900원을 기록했다. 골프웨어업체 휠라홀딩스 역시 16일 5.46% 오른 5만9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작년 추석 연휴 직전인 9월 29일 골프웨어업체 크리스에프앤씨의 주가는 5.91% 오른 2만3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추석 연휴가 끝난 10월 5일과 6일에도 주가가 각각 3.86%, 4.13% 오르며 추석연휴 전후로 주가가 꾸준히 상승했다. 휠라홀딩스도 같은 기간 상승세를 보이며 10월 5일 주가가 3.91%, 6일 2.87%씩 상승했다. 골프존의 지주회사인 골프존뉴딘홀딩스(121440)는 5일 3.91% 오른 5580원에 장을 마감한 데 이어, 다음날인 6일에도 2.87% 주가가 오른 바 있다.

MZ세대 골프인구가 많아지며 골프웨어 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다. / 조선DB

올해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크리스에프앤씨의 경우 지난 10일 주가가 5.79% 오른 데 이어 14일에는 9.36% 더 오른 4만5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연휴 직전인 지난 17일에는 전날보다 주가가 1.57% 더 올라 4만52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골프존 역시 14일 2.57% 주가가 오른데 이어, 17일에도 주가가 0.7% 소폭 상승해 14만4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추석 이후 연말까지 국내 골프 시장이 꾸준히 좋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성현동 KB증권 연구원은 “추석 이후 하반기에도 골프시장은 호황일 것”이라며 “골프웨어의 경우 계절별로 구매해야 하고 겨울옷이 가격대가 높기 때문에 관련 기업의 이익이 늘고, 관련 종목들의 주가도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교적 가격이 비싼 겨울용 골프웨어 등이 많이 팔리는 연말로 갈수록 골프 기업들의 수익성이 더 개선될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