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가 산만 한 대어(大魚)급 공모주는 공모가도 산만 해서 청약하는 게 나을지 말지 감이 안 와요.”

투자만 하면 수익을 줄 것처럼 여겨졌던 공모주가 더 이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모주 거품이 커지면서 최근 카카오페이와 크래프톤 등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증권 신고서 정정 요청을 통해 과도하게 높은 희망 공모 가격을 떨어뜨리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금감원의 제동으로 8월 상장을 목표로 하던 카카오페이의 상장 일정은 올 10월 이후로 미뤄졌다.

조선비즈 재테크 유튜브 채널 ‘누워서 연 2000만원 떠먹기’(누이떠)에서는 16일 공모주에 관심은 있지만, 카카오페이 등 고평가 논란으로 청약을 망설이는 투자자들에게 관련 정보를 전달한다.

진행자 ‘훈민아빠’는 “시가총액이 큰 대어급 공모주는 투자자들이 나눠 먹을 주식도 많아서 되도록 투자하는 걸 추천한다”며 “공모가 고평가 논란은 매번 나오는 말이기 때문에 장외 주가와 기관 수요 예측 등을 참고해 투자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카카오페이·현대중공업(9~10월)·현대엔지니어링(11월)·LG에너지솔루션(12~내년 1월) 등 대어급 공모주 상장이 예정돼 있다.

조선비즈 재테크 유튜브 채널 ‘누워서 연 2000만원 떠먹기’(누이떠)에서 진행자 훈민아빠(오른쪽)와 김효선 조선비즈 기자가 대화하고 있다. /조선비즈 유튜브 캡처

-카카오페이에 앞서 크래프톤, 에스디바이오센서도 금감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 요청을 받았는데, 원래 이렇게 퇴짜를 놓는 게 빈번한가?

“공모가에 관여하는 건 금감원의 본 역할은 아니다. 공모가는 주관사와 기업이 처음 정하긴 하지만, 기관 투자자들이 수요 예측 과정에서 너무 비싸다고 거절하면 더 낮은 공모가가 결정되기도 한다. 금감원은 기관들이 이런 가격 억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 거다. 기관들이 친분 있는 주관사들의 가격 책정을 용인해주고 있다고 금감원은 의심하고 있는 것 같다.

크래프톤은 장외 주가가 50만원이었는데 처음엔 60만원에 공모를 하려고 했다. 이렇게 비싸게 공모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투자자들이 항의하니까 금감원이 개입한 거다. 사실 이것이 금감원의 역할은 아니라서 월권이라는 얘기도 나오는데 틀린 지적은 아니다.”

-금감원이 개입하면 어떤 효과가 있나?

“코로나 진단 키트 기업인 에스디디바이오 센서의 경우 원래 6만원대에 공모를 하려다 금감원으로부터 퇴짜를 맞고 결국 최대 5만2000원에 청약했다. 시초가는 5만7000원이고 현재도 많이 오르진 않았지만, 공모주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진 않았다. 금감원의 개입으로 개인 투자자들은 더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거다.”

-금감원 퇴짜를 맞기 전 카카오페이 공모가가 많이 높긴 했던 것인가?

“카카오페이가 1700만주 공모에 공모 희망가로 6만3000~9만6000원을 써냈었는데, 너무 비싼 건 맞다. 흑자를 내는 기업도 아닌데 9만6000원은 너무 과하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 공모가가 얼마가 될진 모르겠지만 금감원이 개입한 이상 대폭 낮아질 거라고 예상한다.”

-고평가 논란에도 카카오페이 청약은 하는 게 이득인 건가?

“카카오페이처럼 조 단위 기업들 청약은 하는 걸 추천한다. 왜 그런지를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보겠다. 제 지인의 투자 내역을 공개한다. 그는 시가 총액 6조원인 에스디바이오센서 청약에 5800만원을 투자하고 34주를 받았다. 공모가 기준 177만원어치 주식을 받은 거다. 이후 34주를 매도해서 차익 22만원을 냈다.

이와 비교해서, 메타버스 관련주인 맥스트(377030) 청약엔 2억4000만원을 넣어서 6주를 받았다. 공모가는 1만5000원이었다. 2억4000만원을 투자해서 9만원 어치 주식을 받은 거다. 이게 따상(첫날 공모가 대비 200% 가격의 시초가를 형상한 뒤 30% 더 올라 상한가를 기록)해도 에스디바이오센서보다 수익이 적다. (맥스트는 실제로는 따상상상을 기록해 수익률이 더 커졌으나 그래도 투자원금대비로는 SD바이오센서보다 수익이 적었음) 덩어리가 크면 여러명이 나눠 먹어도 남는 게 적지 않지만 조그만 거 나눠 먹으면 간에 기별도 안 가는 거랑 같은 셈이다. 대형주에 투자해서 조금만 남기고 파는 게 수익금 측면에선 낫다.”

-카카오페이 청약금은 어느 정도 마련해야 하나?

“정확한 청약금은 공모가가 확정돼야 알 수 있지만, 만약 카카오페이가 약 6만원에 공모를 하면 (최소 청약 단위 10주에 증거금의 50%인) 최소 청약금은 3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대략 몇 주 정도 받을 것이라고 예상하나?

“덩치가 큰 걸 나눠 먹다 보니 상대적으로 배분을 많이 받을 수 있다. 카카오페이는 증권신고서상으로 425만~510만주를 공모한다고 나와 있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뱅크보다 매력이 좀 떨어진다고 봐서 많아야 100만 계좌 정도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 균등배정이 절반 정도라고 보면 30만원 정도 투자하면 대략 2~3주 정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공모주 중에서 주목할만한 기업은?

“우선 수소 탱크 전문 기업 일진하이솔루스가 있다. 수소는 터지는 압력이 상당히 높아서 보관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그래서 수소탱크 전문 기업 전망이 좋다. 또 현대건설(000720)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중고차 매매업체 케이카, LG화학(051910)에서 배터리 사업 부문이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 넷마블네오, SM상선 등 대형주가 상당히 많이 준비돼 있다.”

이외에 구체적인 공모주 청약 관련 투자 방법은 조선비즈 유튜브 채널 ‘누이떠’의 <공모주 떡락? 카카오페이 청약 고민되면 이거 보세요> <[왕초보 특강] 카뱅 청약 전 공모주 공부, 이 영상만 보면 마스터!> 편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누이떠’는 ‘강원도 산골 출신 30대 월급쟁이의 아크로리버파크 구입기’ ‘읽으면 돈이 되는 공모주 투자’ ‘한 권으로 끝내는 배당주 투자’ 등 저자인 ‘훈민아빠’가 매주 돈 되는 투자법을 전하는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