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의 고객기반은 규모뿐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 다른 금융회사 및 핀테크 기업들과 차이가 있다. 고객들이 핀테크 디지털 지갑에는 잔고를 소액만 남겨두는 것과 달리, 카카오뱅크의 요구불예금계좌에는 상당한 잔고가 있다. 이는 (카카오뱅크가) 주거래 계좌가 돼가는 의미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20일 오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의 강점과 차별성에 대해 설명하며 이 같이 말했다. 카카오뱅크가 제시한 기업가치가 시중 은행들과 다른 핀테크 기업들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다는 논란을 불식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날 카카오뱅크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회사는 이날부터 이틀간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하며, 그 결과를 토대로 22일 공모가를 확정한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3만3000~3만9000원이며, 회사 측이 제시한 기업가치는 23조원 수준이다.
간담회에서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가 다른 회사들에 비해 가지는 차별성을 특히 강조했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는 국내 최초의 100% 모바일 은행"이라며 "이 같은 특수성 때문에 영업이익 성장률이 기존 은행들에 비해 현저히 높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에 대한 반박이었다. 카카오뱅크는 앞서 지난달 28일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를 공개했는데, 이 밴드는 비교 기업들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을 토대로 정해졌다. 회사가 선정한 비교 기업들은 미국의 온라인 모기지 업체 로켓컴퍼니스(Rocket Companies)와 브라질 핀테크 업체 패그세구로 디지털(Pagseguro Digital), 러시아 디지털 은행 틴코프(Tinkoff)의 모회사 TCS 그룹홀딩스(TCS GROUP Holding PLC), 스웨덴 디지털 금융 업체 노르드넷(Nordnet) 등 4개사였다.
카카오뱅크는 이들 회사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7.3배를 자사 자본총계 2조8495억원과 곱해 기업가치를 산정했는데, 금융 투자 업계에서는 PBR이 국내 시중 은행과 비교해 지나치게 높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내 최대 금융 지주인 KB금융과 2위 업체 신한금융지주의 PBR이 각각 0.5배, 0.38배에 그치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또 카카오뱅크가 수십 년간 유지돼온 기존 은행 중심의 과점 체계를 리테일 뱅킹 부문에서 깨뜨렸다고 자부했다. 윤 대표에 따르면 신용대출 시장에서 카카오뱅크의 점유율은 7%이며,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는 13%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표는 "(핀테크 업계는)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구조로 가고 있다"며 카카오뱅크와 2위 사업자와의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회사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3월 기준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는 1335만명이었다. 핀테크 업계 2위, 3위 업체의 MAU는 각각 1050만명, 956만명이었다. 카카오뱅크의 이용자 수는 1615만명이었다. 2019년 7월 10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2년 만에 600만명 이상 증가한 것이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의 강점 중 하나로 카카오 그룹사와의 시너지와 '플랫폼의 힘'을 강조했다. 그는 "한 차원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카카오 생태계와의 시너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MAU가 4636만명에 달하고 메신저 시장 점유율이 95%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를 기반으로 카카오게임즈, 카카오커머스, 카카오모빌리티 등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과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대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그룹 내 비금융 계열사들과 협업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일례로, 이달 초에는 카카오게임즈와 손잡고 신작 게임 '오딘'에서 이용 가능한 쿠폰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안에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할 방침이다. 윤 대표는 "주택담보대출이 100% 온라인으로 가능할지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던데, 앞서 전월세 보증금 담보대출 상품 역시 100% 모바일로 판매하고 있는 만큼 주담대도 비대면으로 문제없이 판매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윤 대표는 이날 카카오의 또 다른 핀테크 계열사 카카오페이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두 회사는 서로의 시장을 빼앗지 않고 경쟁과 협업 속에서 함께 성장해왔다"며 "휴대폰 시장이 2G에서 3G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업자가 나와 (발전 속도가) 빨라졌듯, 모바일 금융 시장으로 진화해나가기 위해서도 두 회사의 경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22일 공모가를 확정한 뒤 26~27일 이틀 동안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주 청약에 나설 예정이다. 상장 예정일은 다음 달 5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