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상장기업 삼보산업(009620)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지난 3거래일 동안 36% 넘게 주가가 올랐는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런 주가 흐름이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관련주로 분류된 데 따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삼보산업은 과거에도 조국 전 법무장관 관련주로 분류되며 주가가 급등한 후 다시 하락한 종목이다.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주가 급등을 보고 투자할 경우 큰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정치인 관련주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보산업 주가는 지난 17일, 18일, 20일 3거래일 동안 36.1%(510원) 급등했다. 14일 1410원이던 종가는 17일 1550원으로 올랐고, 18일(1675원)과 20일(1920원)에도 빠르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거래량도 급증했다. 17일에는 623만4406주가 거래돼 전 거래일보다 거래량이 346.35% 늘었다. 18일(979만9972주‧157.19%)과 20일(1583만8681주‧161.62%)에도 거래량은 급증했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194억2704만원 증가했다.

삼보산업 주가와 거래량이 요동치는 이유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관련이 있는 종목으로 시장에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전 최고위원이 지난 16일 여론조사기관 PNR이 발표한 국민의힘 당 대표 적합도에서 20.4%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가 발표됐는데 이후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삼보산업이 이준석 관련주로 분류된 것은 이 전 최고위원의 부친 이모씨와 연관이 있다. 신재생에너지 기업인 ㈜하이드로젠파워(현 삼보오토)는 지난 2010년 기업회생절차를 시작했고, 2012년 4월 26일 삼보산업에 인수되며 삼보산업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하이드로젠파워는 삼보산업에 인수된 후 1년 8개월여 후인 2013년 12월 4일 기업회생절차를 종결했다.

그런데 하이드로젠파워의 기업회생 과정에서 법원의 결정으로 하이드로젠파워의 대표이사(법정관리인)로 선임된 사람이 이 전 최고위원의 부친 이모씨(2012년 5월 18일 선임)다. 이 전 최고위원의 아버지가 삼보산업의 자회사인 하이드로젠파워의 관리를 맡았던 인연이 있는 것이다.

삼보산업 주가. / 그래픽 = 김란희

삼보산업은 과거에도 정치인과의 관련이 있다며 주가가 크게 움직였던 곳이다. 이 회사의 대표이사가 조국 전 법무장관과 같은 부산 혜광고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2019년 6월 말부터 7월까지 주가가 급등했다. 6월말 1500~1600원대이던 주가가 7월 2일에는 장중 2723원까지 급등한 바 있다. 조 전 장관이 법무장관에 지명(2019년 8월 9일)되기 한 달여 전이다. 그러나 조 전 장관이 자녀 입학 비리, 사모펀드 부정 투자 등과 얽히며 주가는 급락했고 2019년 연말에는 600원대(12월 30일 종가 636원)까지 하락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정치인 관련주 투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은성민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어떤 정치인과 연관이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누가 되면 기업이 큰 이익을 본다는 등의) 소문만 믿고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편득현 NH투자증권 부부장은 “그 사람들(정치인)이 (주요 직책이) 됐다고 해서 회사에 수혜를 준다는 게 지금 같은 정치 현실에서 말이 안 된다”며 “오죽 재료(주가 상승 요인)가 없으면 그런 이야기로 주가가 오르는지 모르지만 기업가치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