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L중앙 홈페이지

이 기사는 2026년 6월 15일 17시 56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중앙그룹 지주사 및 핵심 계열사들이 15일 기업회생에 착수한 가운데, 콘텐츠 제작사 SLL중앙은 회생을 신청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SLL은 중앙그룹 유동성 위기의 중심에 있던 계열사다. 2021년 수천억원을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들의 자금 회수 시점이 다가오면서 그룹 전체의 재무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비록 SLL중앙이 회생을 신청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SLL중앙에 투자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프랙시스캐피탈이 회생담보권자로서 상당히 앞선 변제 순위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한때 '2조원대' 넘봤던 몸값... 상장·매각 모두 수포로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이날 중앙홀딩스·JTBC·콘텐트리중앙·메가박스중앙·중앙피앤아이 등 5개사의 회생절차 개시 신청 사건을 회생2부에 배당했다. JTBC가 206억원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을 기한 내 상환하지 못해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지 이틀 만에 그룹 지주사와 주요 사업회사, 부동산·지분 보유 법인까지 법원의 보호를 요청하고 나섰다.

콘텐트리중앙은 회생절차 개시 신청과 함께 보전 처분, 포괄적 금지 명령 신청서도 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개별 채권자들의 강제 집행이나 채권 회수가 어려워지고, 채무 조정은 법원이 정한 회생절차 안에서 이뤄지게 된다.

이날 주요 계열사들이 나란히 기업 회생을 신청했지만, SLL중앙은 신청 명단에서 제외됐다. SLL중앙은 콘텐트리중앙 산하 핵심 콘텐츠 제작사다. '범죄도시', '흑백요리사' 등 다수의 흥행 콘텐츠를 보유한 중앙그룹 내 핵심 계열사지만, 동시에 그룹 재무 부담의 중심에 서 있었다.

SLL중앙은 지난 2021년 프리(pre)-IPO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프랙시스캐피탈과 중국 텐센트가 각각 3000억원, 1000억원을 투입했다. 당시 프랙시스는 특수목적법인(SPC) '프랙시스샤토홀딩스'를 통해 SLL 전환우선주(CPS)를 인수했다.

SLL중앙은 한때 기업가치가 2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기도 했지만, IPO가 지연되면서 문제가 악화됐다. 그러는 동안 콘텐츠 제작비 상승 및 IPO 시장 침체 등이 심화했고, 결국 중앙그룹은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선임해 SLL중앙 경영권을 매각하는 방안까지 추진했다. 그러나 매각 계획도 아무 소득 없이 실패로 돌아갔다.

이후 콘텐트리중앙이 글로벌 PE로부터 3000억원을 투자받으려던 계획도 무산됐고, 휘닉스중앙을 한화그룹에 매각하기 위한 협의도 결렬됐다. 계열사 간 대여·보증 등의 방법으로는 더 이상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자 결국 회생이라는 강수를 둘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 SLL중앙 주식 담보로 쥔 프랙시스... 회생담보권자 되면 변제 순위 앞으로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중앙그룹의 이번 회생 신청이 주요 계열사 투자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시하고 있다.

회생 절차에서 각 투자자는 서로 다른 지위를 가진다. 콘텐트리중앙 전환사채(CB)에 투자한 JKL파트너스 등은 콘텐트리중앙의 직접적인 채권자다. 콘텐트리중앙은 2021년 발행한 1000억원 규모 CB 중 800억원을 아직 상환하지 못한 상태다. 만기는 여러 차례 연장됐고, 최근에는 만기이자율이 8%대 중반까지 올라 원리금이 약 1215억원까지 늘어난 상태다.

반면 프랙시스의 지위는 다르다. 프랙시스는 SLL중앙의 CPS 투자자다. SLL중앙이 직접 회생절차를 신청하지 않은 이상, 프랙시스가 보유한 SLL 주식은 콘텐트리중앙이나 중앙홀딩스의 회생채권으로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프랙시스는 중앙그룹 측이 보유한 SLL중앙 주식을 담보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단순한 SLL중앙 주주로만 보기는 어렵다. 회생을 신청한 콘텐트리중앙 또는 중앙홀딩스의 재산인 SLL중앙 주식에 담보권이 설정돼 있으면, 프랙시스는 해당 회생 절차에서 '회생담보권자' 지위를 주장할 수 있다.

프랙시스가 회생담보권자 지위를 인정받으면, 변제 순위는 일반 회생채권자보다 앞서게 된다. 회생절차에서 근로자의 임금·퇴직금, 회생절차 진행 비용 등 공익채권은 1순위로 보호된다. 회생담보권은 이 같은 공익채권보다는 후순위지만, 무담보 CB 투자자 등 일반 회생채권자보다 먼저 변제받을 수 있다.

다만 프랙시스가 투자 원리금을 전액 회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회생담보권은 담보 목적물의 가치 범위 안에서만 인정된다. 담보로 잡힌 SLL중앙 주식 가치가 프랙시스의 피담보채권액에 미치지 못할 경우, 담보가치를 초과하는 부분은 일반 회생채권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