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6월 10일 15시 55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정부가 동전주(주가 1000원 미만), 시가총액 미달 기업들을 솎아내기 위해 상장폐지 기준 강화에 나서면서 중소형 상장사끼리의 전략적 인수합병(M&A)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가가 낮거나 시총이 작은 기업이라도 여러 곳이 뭉치면 덩치를 키워 상장폐지 요건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는 7월 신설될 동전주 규제에 대응해 감자 및 액면병합 카드를 꺼내 든 곳이 많았지만, 최근 코스닥지수 폭락 과정에서 또다시 주가가 1000원 미만으로 떨어진 기업이 적지 않다. 이들은 결국 기업 사이즈를 키우는 것밖에는 대안이 없다는 분위기다.
10일 투자은행(IB) 및 자본시장 업계에 따르면 기업 간 시너지 창출이나 엑시트(투자 회수) 목적이 아닌, 상장 유지 목적의 M&A가 여러 건 논의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상장폐지 기준의 단계적 강화에 따라 이 같은 케이스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이 같은 M&A의 대표적인 사례는 컴투스(078340)의 자회사인 위지윅스튜디오(299900)와 엔피(291230)가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두 회사는 최근 합병을 통해 '컴투스엔'이라는 사명으로 재출범한다고 밝혔다. 존속 법인은 에피이며, 위지윅스튜디오는 합병에 따른 소멸이 예정돼 있다.
위지윅스튜디오의 경우 시가총액이 500억원대이긴 하나 주가를 보면 상장폐지 대상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위지윅스튜디오 주가는 최근 급등에도 불구하고 300원대에 머무르고 있어 동전주 요건에 의해 오는 7월 이후 상장폐지 대상에 등재될 가능성이 있다. 설령 액면병합을 하더라도 주가가 액면가 500원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상장폐지 기준 강화안에 동전주 요건을 신설하면서 규제 우회를 막기 위해 주가가 액면가 미만인 경우도 상장폐지 대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엔피의 경우 당장 상장폐지 요건에 들어가지는 않지만, 주가나 시가총액 모두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지난 5일 주가는 500원대까지 하락했고, 이에 따라 시가총액 또한 220억원까지 줄어든 바 있다.
양사는 합병의 목적이 '콘텐츠 제작 능력의 사업적 시너지'라고 했지만, 상장 유지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공시를 통해 "본 합병은 최근 강화된 상장폐지 심사 가이드라인과 액면가 미달 종목 퇴출 혁신안 등 위지윅스튜디오가 직면한 중대한 재무적·구조적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필수적인 경영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자본시장 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처럼 합병을 통해 상장 요건을 유지하려는 기업이 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딜은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사 간의 합병이다 보니 주주 사이의 이해관계가 상충될 수 있어서다. 회사가 처해 있는 사정이 다르고 재무 상황, 업황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비인기 업종이라는 이유만으로 건실한 회사임에도 시가총액, 주가가 하락한 기업이 많다"면서 "서로 '우리 회사가 더 좋다'면서 맞서는 사례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문턱을 넘기도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위지윅스튜디오와 엔피 또한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를 두 차례 받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