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6월 5일 17시 29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청호나이스 창업주 고(故) 정휘동 전 회장의 전처 소생 아들 정성훈 씨가 아버지 보유 지분에 대한 법정상속분을 인정받았다. 칼라일의 청호나이스 인수 거래가 마무리되면 정 씨는 2000억원대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추산된다. 자칫 가족 간 송사로 얼룩질 수 있었던 거래가 결국 소송전 없이 원만하게 마무리되면서, 유족들은 상속세를 해결하고 칼라일은 지분 전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5일 재계 및 법조계,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정 전 회장 유족 측은 정성훈씨의 법정상속분을 인정하고 정씨가 보유하게 될 청호나이스 및 관계사 지분을 다른 가족 지분과 같은 가격으로 칼라일에 매각하기로 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정씨가 유언무효확인소송과 상속재산분할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칼라일의 청호나이스 인수 협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결국 칼라일도 정 전 회장의 배우자인 이경은 회장, 이 회장 소생인 정상훈씨 지분만 인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정성훈씨가 상속 분쟁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지분 매각에 참여하게 해줄 것을 칼라일에 요청하면서 상황이 변했다고 한다. 이경은 회장 등 유족 측은 정씨의 법정상속분을 인정했고, 정씨 지분도 경영권 지분의 일부로 보고 다른 유족 지분과 동일한 프리미엄을 적용해 매각하기로 칼라일과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거래 대상은 청호나이스와 마이크로필터, 엠씨엠 등 3개 회사다. 나이스엔지니어링과 동그라미파이낸스대부는 매각 대상에서 빠졌다. 전체 거래 규모는 1조원대 초반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별세한 정 전 회장은 생전에 청호나이스 지분 75.1%를 갖고 있었다. 동생 정휘철 부회장이 8.18%, 마이크로필터가 12.99%, 기타 주주가 3.73%를 보유하고 있었다.
마이크로필터의 경우 정 전 회장이 80%, 이경은 회장이 20%를 들고 있었다. 엠씨엠은 정 전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였다.
정 전 회장이 보유했던 청호나이스 및 관계사들 지분은 이경은 회장과 두 아들인 정성훈·정상훈 씨에게 각각 7분의 3, 7분의 2, 7분의 2 비율로 상속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이에 따라 정성훈씨는 청호나이스 지분 21.46%, 마이크로필터 지분 22.86%, 엠씨엠 지분 28.57%를 확보하게 됐다. 정상훈 씨도 정성훈씨와 같은 비율의 지분을 보유하고, 이 회장은 청호나이스 지분 32.19%, 마이크로필터 지분 54.29%, 엠씨엠 지분 42.86%를 상속 받게 됐다. 이 회장의 경우 기존에 보유했던 마이크로필터 지분 20%가 더해진 수치다.
정씨가 실제로 얻게 될 매각대금은 칼라일이 각 회사의 기업가치를 얼마로 평가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다만 전체 거래액 약 1조원에 정씨의 각 회사별 지분율을 단순 적용하면, 정씨 몫은 약 2200억~2800억원(세전 기준)으로 추산된다. 이경은 회장은 3900억~5400억원을 얻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유족이 납부해야 할 상속세가 총 2000억~3000억원에 육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매각을 통해 상속세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유족 측이 정씨 지분에도 다른 오너 일가 지분과 같은 조건을 적용하기로 한 점에 주목한다. 정씨 지분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경영권을 좌우할 수 없는 소수지분인 만큼, 경영권 프리미엄을 온전히 인정받기는 어렵다. 하지만 칼라일 입장에서는 정씨가 2대주주로 남을 경우 향후 지배구조 정리와 재매각,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부담이 생길 수 있다. 분쟁 소지를 최소화하려면 정씨 지분까지 같은 가격에 사들이는 편이 가장 깔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