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 지수가 마감 기준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미국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한도 상향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며 8470선에 안착했다.

29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90.86포인트(3.55%) 상승한 8476.15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전 거래일보다 199.02포인트(2.43%) 상승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오름폭이 확대되면서 8400선에 안착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 상승을 이끈 것은 기관이었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8400억원, 2조원을 순매도하는 가운데 기관은 약 2조7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전날 미국과 이란의 전쟁 종식 기대감이 커지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반도체 대형주와 정보기술 업종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을 20.8%로 확대를 결정한 것도 투자 심리 완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상승세가 반도체와 로보틱스, 대형 IT 그룹주 중심으로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Risk-on) 심리가 확산되면서 반도체·로보틱스 등 대형주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며 "코스피 등락비율(ADR)은 51%로, 2020년 3월 이후 약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ADR은 일정 기간 상승 종목 수를 하락 종목 수로 나눈 지표를 뜻한다. 기준선인 100%는 상승 종목과 하락 종목 수가 균형을 이뤘다는 의미다. 120% 이상이면 과매수, 70% 아래면 과매도 구간으로 분류한다.

코스피가 급등하는 데도, ADR이 과매도 구간에 자리한 것은 특정 주도주 쏠림현상이 심화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실제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들은 지수 상승을 주도한 반면, 대다수 중소형주는 하락 흐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삼성전자(005930)는 신형 반도체 출시 소식에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만7500원(5.84%) 상승한 31만7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전자의 우선주를 포함한 시가총액은 2000조원을 돌파했다.

SK하이닉스(000660)도 4만4000원(1.92%) 오른 233만3000원에 장 마감했다. 삼성전기(009150)도 14.3% 급등하면서 현대차(005380)를 제치고 시총 4위에 올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5.1원 오른 1507.9원에 마감했다. 국제 유가는 안정세를 보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87.42달러, 브렌트유는 91.43달러를 기록했다.

코스닥 시장은 코스피의 신고가 경신 흐름과 달리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9.56포인트(2.68%) 하락한 1074.80에 장을 마쳤다. 개인이 3000억원 이상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3000억원 이상 순매도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양대 지수가 모두 상승 출발했는데 코스닥은 빠르게 하락 전환한 반면 코스피는 최고치 경신에 성공하며 흐름이 극명하게 갈렸다"며 "미국과 이란 간 양해각서 잠정 합의 등으로 대외적 불확실성이 완화된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는 주도주 중심의 상승세가 이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