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7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산업부·지식재산처·중소벤처기업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이 기사는 2026년 1월 26일 15시 16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상장을 전제로 LS그룹 계열사에 수천억원을 베팅했던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투자금 회수 전략에 차질이 빚어졌다. LS그룹이 '중복 상장' 논란 끝에 증손회사 에식스솔루션즈의 기업공개(IPO)를 잠정 중단한 탓이다. 에식스솔루션즈는 전기차 모터·변압기용 특수 권선(피복 구리선)을 제조하는 회사다.

중복 상장은 지배구조상 모·자회사 관계인 기업들이 증시에 동시 상장되는 것을 말한다. 과거에는 알짜 사업부를 떼어내는 '물적분할 후 상장'이 주된 타깃이었으나, 최근에는 인수한 비상장 자회사를 별도로 상장시키는 사례까지 주주가치 훼손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S그룹은 소액 주주 반대에도 '모회사 주주 우선 배정'이란 당근책과 함께 상장을 강행했으나, 대통령까지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자 상장을 철회하기로 뜻을 굽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 의원들과 오찬에서 '아직도 이런 사례가 있느냐'며 LS 사례를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식스솔루션즈 프리IPO에 2억달러(약 2900억원)를 투자해 지분 21%를 확보한 미래에셋-KCGI컨소시엄이 가장 먼저 향후 방안을 놓고 고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투자금 회수를 보장하는 조항이 투자 조건에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상장을 통한 수익 실현이 무산된 만큼 기대 수익률은 다소 낮춰야 할 전망이다.

LS MnM 로고. / LS MnM 제공

LS그룹은 에식스솔루션즈 외에도 알짜 비상장 계열사를 통해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동제련업체 LS MnM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JKL파트너스 역시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에식스솔루션즈 상장이 무산되면서 LS MnM의 상장 전망도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LS MnM의 전신은 LS와 일본 JX금속이 합작으로 설립한 LS니꼬동제련이다. LS는 지난 2022년 9월 JX금속 보유 지분 49.9%를 9331억원에 사들여 완전 자회사로 만들었고, 교환사채(EB) 4706억원어치를 JKL파트너스에 발행했다. JKL파트너스는 2024년 말 해당 EB를 주식으로 바꿔 2대 주주(지분율 24.9%)가 됐다.

투자 당시 LS와 JKL파트너스는 LS MnM의 상장을 2027년 8월까지 완료하겠다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LS MnM 상장이 무산되더라도 JKL파트너스가 수익을 보장받을 권리를 확보했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는 원금 보장 수준의 수익률일 가능성이 커 PEF 운용사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적격 상장(Qualified IPO)을 전제로 투자를 단행하는 PEF 운용사 중에 투자금을 유치한 회사가 보장해주는 수익률에 만족할 운용사는 없을 것"이라며 "이는 최소한의 안전 장치일 뿐 IPO를 통한 회수가 최우선 옵션"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강한 메시지를 낸 이상, 최소한 현 대통령 임기 중에는 상장을 재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장기전으로 가거나 회사 측이 내놓을 대안에 만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LS 외에도 중복 상장 논란에 휘말린 대기업이 적지 않아 PEF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HD현대로보틱스에 투자한 KY PE, SK에코플랜트에 투자한 이음PE·프리미어파트너스·큐캐피탈파트너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또한 상장을 전제로 투자한 상황이다.

LS는 "소액 주주, 투자자 등 내외부의 이해관계자들의 상장 추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주주 보호 및 신뢰 제고를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며 "에식스솔루션즈 프리IPO에 참여한 재무적 투자자(FI)와 새로운 투자 방안에 대해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