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가 운영하는 가상 자산 거래소 업비트. /두나무 제공

이 기사는 2025년 12월 23일 16시 16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국내 대표 벤처캐피털(VC)로 손꼽히는 IMM인베스트먼트가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 교환(통합) 이후에도 지분을 매각하지 않고 계속 보유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당장 현금을 확보하는 '엑시트(투자금 회수)' 대신 더 큰 미래 가치를 기다리겠다는 계산이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우리기술투자 등 두나무의 주요 재무적 투자자(FI)들도 대부분 지분을 현금화하지 않고, 네이버파이낸셜로 이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두나무와 그간 쌓은 신뢰를 고려해 양사 통합을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23일 VC업계에 따르면 IMM인베스트먼트는 최근 두나무 지분을 네이버파이낸셜 신주로 교환해 유지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다. 지난 2022년 두나무에 약 270억원을 투자한 지 약 4년 만으로, 신주 교환 후 네이버파이낸셜 지분율은 약 0.1%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네이버(NAVER(035420))는 네이버파이낸셜과 가상 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간 통합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통합안은 지난달 26일 각사 이사회 승인을 거쳐 마무리됐다. 몸값은 두나무 15조원, 네이버파이낸셜 5조원으로 평가됐다. 주당 교환 비율은 1 대 2.5로 확정됐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구조로, 교환 가액은 두나무가 주당 43만9252원, 네이버파이낸셜이 17만2780원으로 책정됐다. 반대 주주에게는 보유 주식을 두나무는 주당 43만9252원, 네이버파이낸셜은 주당 17만2780원에 매각할 수 있는 매수 청구권이 부여된다.

IMM인베스트먼트의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보유 방침은 '매수 청구권 리스크'를 잠재울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업계에선 두나무 기업가치가 정점일 때 진입했던 FI들이 이번 합병을 계기로 매수 청구권을 행사해 현금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매수 청구가 많으면 통합 작업은 무산된다. 두 회사는 이사회에서 내년 5월 7~21일 각 사 주주에게서 주식 교환에 대한 반대의사를 접수하기로 하고, 주주들의 매수 청구권이 각각 1조2000억원을 넘길 경우 주식 교환을 취소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IMM인베스트먼트가 지분 보유를 택한 데는 양사 통합 시너지에 대한 확신이 깔렸다. 단순히 가상 자산 거래소 운영사의 주주로 남기보다, 네이버의 플랫폼 권력과 금융 인프라가 결합된 '초대형 핀테크 공룡'의 주주로 남아 더 큰 미래 가치를 누리겠다는 계산인 것이다.

두나무 기업가치가 정점이었던 때 투자를 진행, 주당 매수 단가가 매수 청구권 행사보다 높다는 점도 고려됐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앞서 지난 2022년 두나무 기업가치를 약 16조로 책정해 27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주당 매수 단가는 약 45만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우리기술투자, 한화투자증권 등 두나무 주요 FI도 네이버파이낸셜 지분으로 전환해 계속 보유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향후 네이버파이낸셜의 나스닥 상장 시나리오 등을 고려하면 네이버파이낸셜 지분을 계속 보유하는 게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지난달 27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1784에서 진행된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3사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가상자산 업계에선 두나무가 이미 주요 FI들과 일부 사전 협의를 마쳤을 것이란 추정을 내놓고 있다. 두나무가 주주들의 매수청구 금액이 1조2000억원을 넘길 경우 주식교환을 취소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기 때문으로, 주요 주주는 사실상 주식 교환을 받아들였다고 보고 있다.

실제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우리기술투자, 한화투자증권 등 두나무 주요 FI들의 지분 가치는 매수청구 한도 1조2000억원을 훌쩍 넘는다. 특히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두나무 주식 369만2315주(10.59%)를 보유하고 있다. 매수청구권 기준 평가액은 1조6000억원으로 한도를 넘는다.

가상자산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우리기술투자는 두나무가 업비트를 내놓기도 전인 2013년과 2015년 각각 송치형 회장을 믿고 투자했다"면서 "네이버파이낸셜과 통합으로 송 회장이 노리는 디지털자산 영역 확장 등에 동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주식교환 이후의 네이버파이낸셜 기업가치 전망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일부 기관은 기존 주주들에게 구주를 팔아달라고 요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시장에선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양사 간 주식교환 계약 체결일로부터 5년 이내에 상장을 마친다는 조항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와 합병 후 나스닥에 상장에 성공할 경우, 몸값이 50조원을 넘을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