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9월 29일 15시 18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이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두나무를 완전자회사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시장에서는 향후 네이버파이낸셜과 모회사 네이버가 합병할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네이버의 단일 최대주주로 등극하는 것이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의장의 큰 그림이라는 것이다.
네이버와 두나무 양사는 아직 정해진 건 없으며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의 합병설 및 송 회장의 대주주 등극설은 지나치게 앞서나간 추측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 같은 전망이 일리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돈 잘 버는 두나무의 단일 최대주주(25.5% 보유)로 남는 편이 훨씬 나은 송 회장이 갑자기 네이버파이낸셜 밑으로 들어가기로 결정한 게 이해가 안 간다는 반응이 많았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이미 국민연금을 최대주주로 두고 있는 회사다.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9.24%이며 이해진 의장 지분율은 3.7%밖에 안된다. 때문에 이 의장이 네이버를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해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후배인 송 회장을 차세대 리더로 데려오고자 이번 빅딜을 추진하게 됐다는 게 논리적으로 그럴듯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경우 이 의장은 네이버 총수(동일인) 부담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을 예의주시하는 투자자가 있다. 바로 네이버파이낸셜의 2대주주인 미래에셋금융그룹이다. 교환 비율이 두나무에 유리해질 수록 송 회장은 물론 네이버의 현 최대주주인 국민연금도 네이버에 대한 지분율이 소폭 올라가는 구조여서, 합병비율이 두나무 주주들의 입김 영향으로 두나무 측에 다소 유리하게 잡힌다면 미래에셋을 제외하고는 이에 대해 반기를 들 주주가 없는 상황이다.
◇ 두나무 주주들 "당연히 송치형이 네이버파이낸셜 대주주 돼야"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하며 교환 비율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 주주들에게 신주를 발행해 주고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가 되는 방식이 유력하다.
향후 네이버와 송치형 두나무 회장 중 어느 쪽이 네이버파이낸셜의 대주주가 될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두나무 주주들은 "당연히 송 회장이 대주주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의 자산가치나 영업가치 등을 고려하면, 아무리 네이버파이낸셜에 대한 네이버 지분율(70%)이 높다 하더라도 교환 비율이 두나무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정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네이버파이낸셜의 대주주가 된다는 대원칙'하에 양사가 협의 중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이에 대해 두나무 주주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그런 대원칙을 미리 정해놓고 있다면, 그건 명백한 위법"이라며 "주주들의 지분 가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최대한 객관적으로 교환 비율을 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장에서 유력하다고 보는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의 주식 교환 비율은 1대 3 혹은 1대 4다. 1대 3이라고 보는 쪽은 네이버파이낸셜 기업가치를 약 5조원, 두나무 기업가치를 약 15조원으로 추산한다.
비상장사면서 주요 주주가 둘밖에 없는 네이버파이낸셜 기업가치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나, 두나무 시가총액은 15조원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현재 비상장 주식 시장에서 두나무 시총이 12조원가량인데, 여기에 상장 프리미엄이나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30%를 할증하면 기업가치가 15조원이 넘는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자산가치나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에 따른 보충적 계산 방식에 근거해 1대 5가 적당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교환 비율이 1대 3이라면, 주식 교환 후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주주는 송치형 회장(19.1%)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2대주주는 네이버(17.5%)가 될 전망이다. 교환 비율이 1대 4라면 둘의 지분율 격차는 더 벌어진다. 송 회장(20.4%)과 네이버(14%)가 지분율 5%포인트 차이로 각각 1대주주, 2대주주 자리에 오르게 된다. 비율을 두나무에 좀 더 유리한 1대 5로 조정한다면, 송 회장은 21.3%, 네이버는 11.7%를 보유하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
◇ 비율 1대 3이든 1대 5든… 네이버 1대주주는 송치형, 2대주주는 국민연금
네이버의 네이버파이낸셜에 대한 지분율은 주식 교환 비율이 어떻게 조정될지에 따라 급변동하겠지만, 시장에서 나온 추측대로 종국에 네이버파이낸셜과 네이버가 합병하는 게 최종 목표라면, 네이버 입장에선 당장의 네이버파이낸셜 지분율이 그리 중요하지 않게 된다. 따져봐야 할 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주요 주주들의 지분 변동이다.
두나무의 시총을 15조원으로 고정해 놓고,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포괄적 주식 교환 이후 기업가치에 변동이 없을 것이며, 네이버의 기업가치가 40조원(26일 종가 기준)이라는 전제를 깔고 계산해 봤다.
이번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의 주식 교환 비율이 1대 3일 경우, 송 회장은 네이버 지분 6.77%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될 전망이다. 2대주주는 현재 네이버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으로, 합병 후 네이버에 대한 지분율은 6.54%로 추산된다. 비율이 1대 4로 정해진다면 송 회장과 국민연금 모두 네이버에 대한 지분율이 소폭 높아진다. 송 회장은 6.82%, 국민연금은 6.58%를 갖고 1, 2대주주 자리를 지키게 될 전망이다.
교환 비율이 1대 5로 조정돼도 송 회장과 국민연금의 네이버 지분율엔 큰 변동이 없다. 송 회장이 6.84%, 국민연금이 6.61%를 보유하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
결국 네이버와 네이버파이낸셜의 합병이나 포괄적 주식 교환이 최종 목표라면, 이번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의 교환 비율이 1대 3이든 1대 5든 최종적으로 네이버에 대한 송 회장과 국민연금의 지분율에는 큰 차이가 없게 된다. 둘이 근소한 차이로 1대주주, 2대주주에 오르게 될 가능성이 크다.
네이버 주가가 현 수준보다 대폭 오른다면 향후 송 회장이 네이버의 최대주주가 못 될 가능성도 있다. 네이버 시총이 50조원이라는 가정하에, 최종적으로 네이버에 대한 송 회장 지분율은 5.7%, 국민연금 지분율은 6.9%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네이버 주가가 오르는 동안 두나무를 품은 네이버파이낸셜의 주가만 가만히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시장 일각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이 향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뒤 네이버와 포괄적 주식교환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 증시 상장을 위해 플립(flip·미국에 새로운 본사를 설립하고 기존 한국 법인을 자회사로 편입)을 하면 한국 상장사인 네이버와의 합병은 불가능하나, 포괄적 주식교환은 가능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경우 두나무를 품은 네이버파이낸셜은 나스닥에서 지금보다 훨씬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네이버와의 주식 교환 비율에 있어 더 유리한 입지를 갖게 될 공산이 크다. 결국 양사가 송 회장이 네이버 최대주주에 오르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면, 실패할 확률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 미래에셋, 이번 교환 비율 두나무에 유리할수록 네이버에 대한 지분율 낮아져
문제는 네이버파이낸셜의 2대주주인 미래에셋금융그룹이다. 이번 합병 비율이 어떻게 정해지냐에 따라 향후 최종적으로 네이버에 대한 지분율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게 바로 미래에셋이다.
미래에셋은 현재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30%를 갖고 있다. 대주주 네이버(70%)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전량을 들고 있는 유일한 '소수주주'다.
이번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의 교환 비율이 1대 3이라면, 미래에셋의 네이버 지분율은 2.6%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교환 비율이 1대 4라면 미래에셋 지분율은 2%로 떨어지며, 비율이 1대 5라면 미래에셋의 지분율은 1.6%까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래에셋의 찬반 여부와 관계없이 이번 포괄적 주식교환은 네이버와 두나무의 뜻대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포괄적 주식교환은 67%(의결권 기준)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네이버파이낸셜의 경우 네이버가 지분 70%를 갖고 있어 미래에셋의 동의가 필요 없다.
두나무의 경우 송치형 회장과 김형년 부회장 지분을 합치면 38.6%가 되고, 나머지 주주들의 의결권 중 절반보다 조금 많은 표를 확보하면 이번 주식교환이 가결될 것으로 추산된다. 네이버와 경쟁 관계에 있는 카카오 계열사 카카오인베스트먼트(지분율 10.59%)가 반대하더라도 큰 지장은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때문에 미래에셋은 다른 사업상 이익이나 금전적 보상이 있어야 합병 비율이 불리하더라도 이번 포괄적 주식교환에 찬성할 유인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미래에셋그룹의 증권이 기존 증권 거래와 RWA 토큰화에 참여, 두나무가 이를 유통하는 형태로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