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나선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이번 공개매수 시도가 적대적 인수합병(M&A)이라는 일각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며 “최대주주의 경영권 강화 차원”이라고 밝혔다.

장씨 일가와 최씨 일가 간 고려아연 지분 격차. / MBK파트너스

영풍과 MBK 측은 “공개매수는 명백한 최대주주, 1대 주주의 경영권 강화 차원”이라며 “장씨와 최씨 일가의 지분 격차만 보더라도 일각에서 주장하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은 어불성설(語不成說)에 불과하다”고 18일 밝혔다.

영풍그룹 핵심 계열사인 고려아연(010130)은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세운 회사다. 현재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각각 경영하고 있다. 영풍(000670)과 MBK는 이달 13일부터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에 나선 상태다.

MBK에 따르면 장씨 일가와 최씨 일가의 고려아연 지분 격차는 지난 25년 동안 상당했다. 2002년에는 장씨 일가(45.51%)와 최씨 일가(13.78%)의 지분 격차가 31.73%포인트(p)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현재 영풍과 장씨 일가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3.1%로 최씨 일가(15.6%)보다 2배 이상 많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고 MBK는 설명했다. 그러나 최씨 일가와 우호세력을 포함한 지분은 33.99%로 양측이 비슷한 수준이다.

영풍은 “2대 주주 그룹 최씨 일가와 이렇게 격차가 나는 최대주주가 경영권 강화를 위해 시장에서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려는 것이 어떻게 적대적 M&A로 매도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며 “모든 주주의 이익을 위해 경영해야 하는 본인 역할을 저버리고 회사를 사적으로 장악하려고 했다는 의혹을 받는 대리인 최윤범 회장이 최대주주의 정당한 권한 행사에 부딪히자 반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MBK는 고려아연이 영풍으로부터 독립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MBK는 “영풍과 장씨 일가는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이고, 영풍과 고려아연은 공정거래법상 장형진 고문을 총수로 하는 대규모기업집단 영풍그룹의 계열사들”이라며 “최 회장 측이 주장하는 계열 분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사안”이라고 했다.

영풍은 최윤범 회장에 대해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 배임 의혹과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관여 의혹, 이그니오 고가매수 의혹 등을 제기하며 법원에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이날 MBK는 중국계 자본이란 비판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MBK는 “MBK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2005년 설립돼 한국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는 ‘국내 사모펀드’로 중국계 펀드가 아니다”라며 “MBK 펀드에 출자하는 유한책임투자자(LP)들은 국내 및 세계 유수의 연기금과 금융기관들로, 중국계 자본이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MBK는 이어 “MBK의 국내 투자 활동은 국내 투자 운용역에 의해 관리되며, LP들은 투자에 관여하거나 투자대상 기업의 재산이나 기술에 접근할 수 없다”면서 “일각에서 제기하는 해외 기술 유출 등의 우려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 회장에 대해 제기된 의혹과 문제점은 고려아연 이사회의 다른 구성원이나 경영진, 임직원이 회사 성장과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바와는 별개 사안”이라며 “직원 고용을 유지함은 물론 앞으로도 지역사회의 고용 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