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코스피는 소폭 상승으로 마감했다. 전날에 이은 2거래일 연속 상승이지만, 이날 상승 폭은 0.13%에 그쳤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 우려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의 주가가 빠졌다.

그나마 영풍과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에 힘입은 철강금속 업종 강세와 현대차, 증권업 주가 상승이 지수 소폭 상승을 이끌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주도 업종인 반도체 대형주 부진 속에 개별 종목 장세가 시현됐다”고 말했다.

연휴 전날인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32포인트(0.13%) 오른 2575.41로 마감했다. 0.01% 내린 2571.81로 출발한 지수는 장 초반 미국 뉴욕증시 상승 마감을 반영하며 곧장 상승으로 전환했지만, 이후로도 오름폭을 키우진 못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을 이끄는 반도체 대형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이 보합권 등락을 이끌었다. 전일 외국계 투자은행 BNP파리바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을 이끈 HBM 공급과잉 및 가격 하락 가능성을 제기한 영향이 컸다.

BNP파리파에 따르면 올해 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3곳의 HBM 생산능력은 웨이퍼 투입량 기준 월 31만5000장으로, 내년에는 40만장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내년 HBM 수요인 16만8000장을 두배 웃도는 수준으로 관측됐다.

외국인은 곧장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이날 주가는 각각 2.87%, 3.55% 하락했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론 역시 주가가 3% 이상 하락했다. 빅컷 기대감이 유입되며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상승 마감한 것과 대조된다.

코스피 투자자 매매동향을 보면 외국인은 이날 972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에서만 345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그나마 기관과 개인이 ‘사자’에 나서면서 지수 소폭 상승을 이끌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4287억원, 427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여기에 추석 연휴를 앞둔 관망심리도 보합권 등락에 영향을 미쳤다. 오는 17일과 18일 미국에선 7월 소매판매·산업생산 지표, 미국 8월 신규주택착공건수 등의 발표가 예정돼 있지만, 국내 주식시장은 추석 연휴 휴장이라 대응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아예 팔고 나간 투자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코스피 거래대금은 8조25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전일 11조원과 비교해 3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철강금속(+6.31%), 증권(+2.49), 운수장비(+2.39%) 등은 강세를 기록했고, 전기·전자(-2.48%), 제조업(-0.62%), 화학(-0.47%)은 약세를 보였다.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고려아연(010130)영풍(000670)의 주가 급등이 철강금속 업종 상승을 견인했다. MBK파트너스가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추진한 덕이다. 특히 다음 달 4일까지 주당 66만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키로 하면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 현대자동차가 미국 GM과 포괄적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하면서 현대차(005380)(2.16%)를 비롯한 현대모비스(012330)(4.68%) 등의 주가가 올랐다. 9월 중 밸류업 지수 발표 기대감에 KB금융(105560), 신한지주(055550) 등으로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17포인트(0.30%) 오른 733.20을 나타냈다. 지수는 전장 대비 2.33포인트(0.32%) 오른 733.36으로 출발해 등락을 거듭하다 상승으로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 순매도에도 개인이 1341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종목별로는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 대부분 종목의 주가가 올랐다. 알테오젠(196170), 에코프로비엠(247540), HLB(028300) 등 시총 1~3위 종목의 주가가 모두 1%대 상승을 기록했다. 엔켐(348370), 클래시스(214150) 등의 주가도 올랐다. 에코프로(086520), 삼천당제약(000250) 주가는 내렸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1.8원(0.88%) 내린 1329.9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