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VC) 뮤렉스파트너스가 골프장 예약 1위 플랫폼 카카오VX 인수를 타진하고 나섰다. 인수 성사 시 사모투자(PE)로 사업 영역 확장을 정한 뮤렉스파트너스의 첫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투자 건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VX CI.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뮤렉스파트너스는 최근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VX 인수 협상을 시작했다. 앞서 야놀자와 카카오VX 공동 인수 얘기가 나왔지만, 뮤렉스파트너스 단독으로 협상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인수 대상은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카카오VX 경영권 지분 65.19%로 전해졌다. 지난 2021년 마지막 투자유치 당시 책정된 기업가치 5000억원을 적용, 지분 65.19% 인수가액은 3000억원 내외가 될 전망이다.

카카오VX는 한게임 창업 멤버인 문태식 대표가 2012년 세운 스크린골프 전문업체가 전신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3년 전인 2017년 마음골프 지분 전량을 471억원에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 사명을 카카오VX로 변경했다.

카카오VX는 이후 추가 투자 유치 및 카카오와 연동한 골프장 예약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덩치를 키웠다. 특히 코로나19 시기 골프 인기 특수를 타고 인수 당시 100억원이었던 매출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카카오게임즈는 이후 꾸준히 카카오VX 매각을 검토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골프 인기가 시들해졌고, 시장에선 카카오게임즈의 본업인 게임 개발, 퍼블리싱과의 사업 시너지가 약하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카카오VX와 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과의 연결고리도 문제가 됐다. 앞서 2014년 김 전 의장은 개인 투자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를 활용해 마음골프에 투자, 지분 24.5%를 쥔 3대 주주였다.

이후 카카오 주력 계열사인 카카오게임즈가 마음골프를 인수하면서 사익편취 논란이 일었다. 카카오게임즈가 인수할 당시 마음골프는 적자 누적으로 자본잠식 상태였지만, 2014년 투자 당시 몸값(130억원)보다 약 4배로 비싼 값에 팔려서다.

이범석 뮤렉스파트너스 대표. /뮤렉스파트너스 제공

이런 가운데 뮤렉스파트너스는 카카오VX의 영업권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 둔화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적자(-77억원)로 전환했지만, 골프장 예약 1위 플랫폼인 동시에 전국 3600여개 스크린골프장을 갖춘 국내 2위 사업자여서다.

카카오VX는 아울러 골프용품 판매, 골프 팬 커뮤니티 플랫폼, 골프장 위탁 운영 등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2022년 1777억원에 달했던 매출이 작년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1470억원 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 성사 시 뮤렉스파트너스의 첫번째 바이아웃 거래가 될 전망이다. 뮤렉스파트너스는 야놀자, 무신사, 패스트파이브 등을 조기 발굴해 투자한 국내 중견 VC로 올해 초 PE본부를 신설, 사업 확장을 정했다.

특히 뮤렉스파트너스 공동 창업자인 이범석 대표가 PE본부를 직접 이끌고 있다. 지난해 말 이미 베인앤컴퍼니와 레전트캐피탈 등을 거친 김민구 전무를 PE본부에 영입, 신규 바이아웃 거래를 꾸준히 검토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뮤렉스파트너스가 PE본부 신설 후 카카오VX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최근 김범수 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되면서 추가 절차 진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