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1~6월)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주식 순매수 규모가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부터 공매도(주가 하락 베팅)가 금지된 중에도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이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을 역대 최대 규모로 순매도했다. 코스피지수는 28일 2797.82로 마감하며 상반기 상승률 5.3%를 기록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6월 28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에서 23조 원어치를 순매수(매수 우위)했다. 관련 집계를 시작한 1998년 이후 상반기 최대 순매수 규모다.

상반기에 외국인은 5월 한 달을 제외하고 매수 우위를 보였다. 월별 외국인 순매수액은 1월 2조9520억 원, 2월 8조2410억 원, 3월 5조1100억 원, 4월 2조4110억 원, 6월 5조2360억 원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은 5월엔 9540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2024년 1~6월 코스피지수 흐름. 코스피지수는 6월 28일 2797.82로 마감했다.

상반기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순매수액 기준)은 삼성전자(005930)(7조9970억 원), SK하이닉스(000660)(3조8040억 원), 현대차(005380)(3조4540억 원) 순이었다. 외국인 투자가 집중된 업종은 최근 수출 성장세가 뚜렷한 반도체, 자동차, 기계 순이었다.

외국인은 삼성물산(028260), 삼성전자 우선주인 삼성전자우(005935), HD현대일렉트릭(267260), 기아(000270)도 각각 1조 원 이상 순매수했다. 알테오젠(196170), KB금융(105560), 크래프톤(259960)도 외국인 순매수액 상위 10위에 들었다.

상반기 외국인 순매수액 상위 10개 기업의 주가는 평균 70.9%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5.4%)의 13배 수준이다. 이 중 HD현대일렉트릭이 277% 올라 상반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개인 투자자는 외국인과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상반기 개인은 7조3935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상반기 최대 규모 순매도다.

개인은 상반기에 현대차를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상반기 개인 투자자의 현대차 순매도액은 3조9710억 원에 달했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해 말 20만3500원에서 6월 28일 29만5000원으로 45%가량 올랐다. 삼성전자(005930)(3조4620억 원), SK하이닉스(000660)(1조2380억 원), 삼성전자우(005935)(1조1390억 원), 기아(000270)(1조1120억 원)도 개인 투자자의 순매도액 상위에 올랐다. 외국인이 반도체주와 자동차주를 대거 사들인 반면, 개인은 주로 반도체주와 자동차주를 팔아치운 것이다.

증권가에선 대체로 하반기에도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재만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스트래티지스트는 “수출 증가율이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외국인이 순매수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다만 미 달러화 강세가 약해져야 코스피지수 상단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재만 스트래티지스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가 결정되는 시기에 본격적인 달러화 강세 진정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당 시점으로 7월보다는 9월을 높게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