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 삼불화질소(NF3) 공장. /효성화학

효성화학(298000)이 특수가스사업부의 소수지분이 아닌 경영권 지분을 매각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스틱인베스트먼트와 IMM프라이빗에쿼티(PE) 두 곳 사이에서 막판 저울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가격은 1조5000억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적격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된 9개사 가운데 스틱인베스트먼트와 IMM PE 두 곳을 추려 매각가 등 세부적인 조건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6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던 만큼, 이르면 이번 주 중 우협이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이들이 적어낸 가격은 1조5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스틱인베스트먼트가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효성화학 매각 주관사인 UBS는 지난 4월 중순 특수가스사업부의 소수지분(49%)을 인수할 숏리스트를 추린 바 있다. 9개사가 한창 실사를 진행하던 중 효성화학 측은 소수지분 매각과 경영권 매각안을 모두 열어놓고 일부 후보들에 “상세한 조건을 다시 제안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스틱인베스트먼트·IMM PE·IMM인베스트먼트·어펄마캐피탈·노앤파트너스 등 5개사가 경영권 인수 조건을 새로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조원 넘는 드라이파우더(미소진 투자금)를 보유하고 있다. 당초 원매자들은 특수가스사업부 소수지분 49%의 가격을 3500억~4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했는데, 매각 측이 소수지분 대신 경영권 지분을 매각하는 쪽으로 기울면서 매각가가 1조5000억원 안팎까지 올라갔다. 지분 전량 가격에 약 90~100%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셈이다.

효성화학 측은 향후 회사를 되사가는 방안에는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보다는 매각가를 조금이라도 더 높게 쓴 후보를 우협으로 선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효성화학이 특수가스사업부의 매각가를 최대한 끌어올려야만 하는 이유는 이번 사업부 매각 자체가 재정난 때문에 추진된 것이기 때문이다. 1분기 말 효성화학의 부채총계는 3조2200억원 수준이다. 그중 2조5500억원이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부채다.

이 때문에 효성화학은 베트남 법인 일부 지분까지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올 들어 두 번째 회사채(BBB+) 발행에도 나섰지만, 또다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으며 전량 미매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