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 역사의 의류 제조·수출 기업 약진통상이 코스피 상장을 재추진한다. 지난 2016년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칼라일그룹이 최대 주주일 때 한 차례 상장을 추진하다 경영권 매각으로 선회하며 불발된 지 약 8년 만이다.

약진통상 CI.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약진통상은 내년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채비를 본격화했다. 상장 대표 주관을 맡은 NH투자증권과 상장예비심사 청구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회사는 당초 지난달 중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로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일정 연기를 택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 확인 후 IPO 절차를 본격화해 신규 상장이 적은 연초 상장을 노린다는 복안이다.

약진통상은 의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기업으로 1978년 설립됐다. 갭, 올드네이비, 월마트를 주요 고객사로 뒀다. 동남아시아에 생산기지도 갖췄다. 작년 매출(연결 기준)은 5757억원, 당기순이익은 341억원으로 집계됐다.

약진통상의 이번 상장은 두 번째 도전이다. 2013년 약진통상 최대 주주에 올랐던 칼라일그룹이 2016년 대신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며 한 차례 상장을 추진했다. 그러나 시장 악화로 지연되다가 결국 매각으로 선회했다.

현재 약진통상 최대 주주는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이다. 버버리, 코치 등 명품 핸드백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인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의류로의 사업 확장을 목표로 2020년 기존 주주 지분을 포함한 약진통상 지분 100%를 인수했다.

제이에스코퍼레이션 CI.

시장에선 약진통상의 기업가치가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당기순이익 목표치 500억원에 주가수익비율(PER) 10배를 적용한 수치다. 지난달 23일 상장한 의류 OEM 업체 노브랜드만 해도 PER 11.33배를 적용했다.

최근 상장한 의류나 가방 OEM 업체의 주가 흐름이 좋은 것도 약진통상의 호재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상장한 동인기연은 상장 후 주가가 2만원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최근 반등했다. 노브랜드는 상장 첫날 ‘따따블’ 직전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한편 약진통상은 공모자금 중 상당분을 차입금 상환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약진통상은 우리은행 등에서 운영자금을 차입,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이 11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자로만 60억원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