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희비가 엇갈린 하루였다. 총선을 앞두고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의 상승 덕을 본 코스피 지수는 강보합세로 마감했지만, 이차전지 종목이 무너진 코스닥 지수는 1%대 약세를 기록했다.

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코스닥 지수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8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3.44포인트(0.13%) 오른 2717.65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홀로 2073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개인과 기관이 939억원, 1128억원씩 순매도하며 갈 길 바쁜 지수의 발목을 붙잡았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선 저PBR주로 꼽히는 현대차(005380)기아(000270)가 3%대 강세를 보였다. 또 다른 저PBR주인 금융주도 대부분 상승 마감했다. 하나금융지주(086790)가 2.42%, 기업은행(024110)이 1.13% 올랐다. 우리금융지주(316140), 신한지주(055550), KB금융(105560) 등도 빨간색 그래프를 사수했다. 메리츠금융지주(138040)(-1.09%)는 하락했다.

4·10 총선을 앞두고 밸류업 관련 업종에 대한 관심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하루 만에 ‘사자’로 전환하면서 저PBR 업종 중심의 순매수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바이오 영역에서 셀트리온(068270)의 강세도 눈에 띄었다. 셀트리온 주가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가 미국 주요 처방약급여관리회사(PBM) 처방집에 등재됐다는 소식에 힘입어 6.20% 급등했다.

이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흔들렸다. 이날 이 회사 주가는 올해 1분기 실적이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제외하면 사실상 적자라는 소식에 장중 5% 가까이 떨어지면서 35만8000원을 찍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하락 폭을 줄이며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저PBR 덕을 본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 시장은 흔들렸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72포인트(1.34%) 내린 860.57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가 860선까지 내려온 건 지난달 7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664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기관도 1702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 홀로 348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선 이차전지 대장주로 꼽히는 에코프로(086520)가 6% 추락하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투자 심리를 흔든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비엠(247540)도 장중 한때 5% 넘게 내렸다.

바이오 업종은 코스닥 시장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HLB(028300)가 7.90%, 셀트리온제약(068760)이 3.59%, 알테오젠(196170)이 0.81% 올랐다. 엔켐(348370)은 5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편입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약 4% 상승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 대비 원화(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4원 오른 1353.2원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