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 황 NPX그룹 대표. /전기병 기자

배우 클라라씨의 남편이 운영하는 투자사로 더 잘 알려진 NPX그룹이 벤처캐피털(VC) NPX벤처스를 매각한다. NPX그룹은 ‘산타토익’ 운영사 뤼이드와 ‘더핑크퐁컴퍼니’ 등에 초기 투자해 성과를 내자 NPX벤처스를 설립했지만, 약 2년여 만에 정리하게 됐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NPX그룹은 벤처투자법(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상 창업투자회사로 등록된 VC NPX벤처스의 매각을 최근 결정했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와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며, 현재 매각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대상은 NPX그룹 지주사인 NPX홀딩스가 보유한 NPX벤처스 지분 100%다. NPX벤처스가 출자해 보유 중인 피투자사 주식 등 자산은 매각 대상에서 제외됐다. 매각가는 자본금에 영업권 정도만 더한 20억원 내외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NPX벤처스는 NPX그룹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주목 받은 바 있다. NPX그룹을 이끄는 사무엘 황 대표가 중국 상하이에서 애드테크 스타트업 ‘뉴 패스웨이 에듀케이션’을 설립해 매각한 창업가 출신이어서, 출범 초기부터 그룹의 정체성은 벤처 투자에 있었다.

NPX그룹은 에듀테크 기업 뤼이드, 영유아 콘텐츠 ‘아기상어’로 유명한 더핑크퐁컴퍼니를 초기에 발굴해 투자한 곳으로 벤처 업계에서 유명세를 얻기도 했다. 뤼이드만 해도 NPX홀딩스(당시 NPX)는 2018년 투자해 2020년 회수, 내부수익률(IRR) 114%를 기록했다.

NPX벤처스 CI.

하지만 NPX벤처스는 설립 후 현재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2022년부터 금리 상승이 본격화하며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고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금 모집에 부침을 겪었다. 결국 본계정으로 단 한 건의 투자를 집행하는 데 그쳤다.

여기에 NPX벤처스가 벤처투자법 적용을 받는 창투사라는 점도 발목을 잡았다. 황 대표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중국에서 사업을 하다 와 해외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주로 검토했지만, 벤처투자법에 따라 국내 VC는 총자산의 60%까지만 해외에 투자할 수 있다.

NPX벤처스는 자본잠식 사유가 발생하며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로부터 시정명령을 받기도 했다.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벤처투자법) 제 41조 2항에 따라 창투사는 경영 건전성 기준(자본잠식률 50% 미만)을 충족해야 하는 데 이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NPX그룹은 NPX벤처스 매각을 마치는 대로 벤처투자 기능을 NPX홀딩스 산하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NPX PE로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매각 대금은 NPX홀딩스가 지난해 12월 인수한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 바이옵트로(NPX) 운영 자금 등에 쓰일 전망이다.

NPX그룹 측 관계자는 “NPX벤처스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벤처투자법에서 정한 중기부 소관의 창투사 신규 등록 절차를 밟지 않고, 빠르게 벤처기업 투자에 나서려는 자산운용사와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