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술 독립에 나선 '소재·부품·장비' 기업 칩스케이가 1년 만에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 반도체 산업 패권 전쟁으로 관련 기술의 국산화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벤처캐피털(VC)들도 국내 유망 반도체 기술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벤처투자와 타임폴리오캐피탈·자산운용, 에스벤처스, 에스엘인베스트먼트는 반도체 기술 스타트업 칩스케이에 지난달 45억원을 투자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지난 2022년 하반기 30억을 투자한 데 이어 1년 만에 후속 투자를 단행했다.
2017년 설립된 칩스케이는 국내 유일 질화갈륨(GaN) 전자소자 자체 설계 기술을 보유한 반도체 벤처다. 반도체 업계에서 20년 이상 경력을 쌓은 곽철호 대표와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차호영 홍익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교수가 공동 창업했다. 곽 대표는 충남대학교와 프리웰, 레이언스 등 반도체 관련사에서 아날로그 회로와 화합물 반도체 설계에 주력해 왔다.
칩스케이는 지난 2022년 받은 투자금으로 GaN 전력 반도체(파워 반도체)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 추가 투자금을 바탕으로 전력 반도체 시장 본격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기존 GaN 무선통신(RF) 반도체 제품과 더불어 GaN 전력 반도체 제품군도 확대할 예정이다.
GaN 반도체는 기존 실리콘 웨이퍼를 기반으로 한 반도체보다 온저항이 낮다. 온저항이란 회로에서 전압이 가해졌을 때 전류의 흐름을 방해하는 값을 말한다. 전력 손실이 기존 실리콘 반도체를 썼을 때보다 적다는 의미다. 또 기존 단원소 반도체의 경우 공정 선폭이 10나노(nm) 이하 낮아지면서 공정의 어려움과 발열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실리콘 단결정이 아닌 실리콘 카바이드(SiC)나 GaN과 같은 화합물 반도체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중국·일본·유럽 등 세계 각국도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제조 공정이 비싸 방위산업이나 우주항공 등 특수 분야에 주로 이용됐지만, 화합물 반도체 전용 공정이 생겨나면서 사용 분야가 확대되는 추세다.
GaN 반도체는 주로 전력 반도체와 RF 반도체로 나뉜다. 전력 반도체의 경우 전자기기나 전기차 배터리 충전처럼 빠른 충전이 필요한 분야에 사용된다. RF 반도체는 국방용으로 널리 쓰이지만, 국내 방위산업에 쓰이는 물량 대부분이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곽 대표는 "아직 시장이 메모리반도체처럼 활성화되진 않았지만, 점차 개화할 것"이라며 "지난해에 이어 전력 반도체 개발에 몰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 관계자는 "두 창업자의 지난 20년간의 부단한 노력의 결과가 훌륭한 사업 성과로 이어져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에 기여하길 기원한다"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