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하루 상승하면 다음날 하락하기를 일주일 내내 반복했다. 한 주의 마지막 날이자 12월의 첫날이던 금요일(1일)에는 1% 넘게 주저앉으며 시장에 허탈감을 안겼다. 2500선을 아슬아슬하게 지켜낸 것이 작은 위로로 남았다. 코스닥 지수도 주 단위로는 올랐지만, 금요일에 0.53% 빠지며 830선을 내준 채 주말을 맞이했다.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동반 하락 마감한 12월 1일 오후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 연합뉴스

답답한 조정 구간을 수개월 동안 견뎌낸 한국 증시는 금리 하락 기대감과 함께 11월 내내 뜨겁게 타올랐다. 하지만 12월은 11월 만큼 질주하긴 힘들다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시각이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입어 단기 급등한 피로도가 시장에 제법 쌓였다는 이유에서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하락(인플레이션 둔화)했고,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반등(경기 둔화)했고, 유가가 3% 하락하는 등 채권 금리 추가 하락을 뒷받침하는 이슈가 많았다”며 “그런데도 금리는 전(全) 구간에서 4~6bp(1bp=0.01%포인트)씩 반등했다”고 했다. 박 연구원은 “금리 인하 전망이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이런 분위기에서 시장이 한 번 더 상단을 뚫고 치솟으려면 금리 인하 기대감이 현실로 바뀌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결국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12일부터 이틀간 진행하는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시장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FOMC를 기다리는 이번 주는 우리나라 증시의 관망 심리가 짙어질 가능성이 높다.

과연 연준은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을 실어줄까.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내년에 125bp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보다 더 강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유입되려면 12월 FOMC에서 인하 시그널을 명확하게 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물가 레벨이나 경기 상황을 고려할 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연준 위원들은 섣부른 기대를 경계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까지 충분히 내려가지 않으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연준 수장인 제롬 파월 의장은 1일(현지시각) 한 좌담회에 참석해 “우리가 통화 긴축 정책을 충분히 완수했다고 단정하거나 언제부터 통화 완화 정책을 펼지 예측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했다.

연준은 지난달 29일 발표한 베이지북(경기 동향 보고서)에서 “현 기준금리 수준이 물가 상승률을 억제하고, 노동시장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를 고려할 시 연준은 국채 금리 하락으로 금융시장에 미치는 긍정적인 긴축 효과가 줄어드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가 아직 잘 버티고 있지만, 당분간은 과열 부담을 덜어내면서 물량을 소화하는 과정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추격 매수는 자제하고, 조정 시 매수 전략을 유지한다”며 “코스피 지수 2450선 전후에서 또 한 번의 비중 확대 기회가 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