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지부진했던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유망주들이 코스닥 시장 상장 후 ‘두 자릿수’ 플러스의 양호한 주가를 기록하며 인기를 끈 곳이 적지 않다. 기술력과 사업성, 성장 가능성 등을 갖춘 곳 뿐 아니라 상장 후 무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주가가 공모가 대비 2~4배를 넘어선 곳도 등장했다.

29일까지 올해 코스닥 상장 기업 37개 중 공모가 대비 2~4배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 중인 곳이 6곳에 달했다. 상반기 글로벌 증시 부진으로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에 맞춰 낮아진 공모가도 상장 이후 주가 상승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 6월 17일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 홍보관에서 개최된 수소 연료전지 회사 범한퓨얼셀의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에서 정영식 범한퓨얼셀 대표이사가 붉은색 상장자켓을 입고 코스닥 상장과 첫 거래를 축하하는 대북을 치고 있다. /범한퓨얼셀, 연합뉴스

한국거래소와 흥국증권에 따르면 지난 4월 상장한 지투파워(388050)는 19일까지 주가가 공모가 대비 284% 오르며 올해 신규 상장기업 중 가장 눈에 띄었다. 스마트그리드 IT(정보통신) 솔루션 전문기업 지투파워는 공모가(1만6400원) 상장 후 지난 5월 20일까지만 해도 3370원을 찍었다가 7월 말에 보통주 1주당 신주 4주를 배당하는 무상증자를 실시하고 나서 주가가 고공행진을 했다. 8월 12일 한때 2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 3월에 상장한 공구우먼(366030)유일로보틱스(388720)는 주가가 각각 258%, 203% 상승했다. 플러스사이즈 여성용 의류 및 잡화업체 공구우먼 역시 1주당 신주 5주를 배당하는 무상증자를 실시하며 공모가 2만원 대비 주가가 지난 7월 6일 5만4500원까지 오르며 눈에 띄었다. 이 회사는 상장 후 회원 유입이 늘어나며 올 2분기 영업이익이 5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8% 늘었다고 밝혔다.

취출로봇, 사출장비, 자동화시스템 제조업체 유일로보틱스는 공모가(1만원) 대비 지난 8월 8일 기준 3만4200원까지 오르며 눈에 띄었다. 이 회사는 로봇 관련 테마주로도 주목을 받았는데 현대차가 미래 먹거리 산업에 투자하고 삼성전자가 향후 무인공장을 도입하는 등 관련 소식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이 밖에도 가장 최근인 8월에 상장한 세빗켐의 주가가 공모가 대비 193% 오르며 눈에 띄었다. 1월에 상장한 자동차 신품 부품 및 내장품 판매업체 오토앤(353590)이 139%, 7월에 상장한 반도체 고압수소 어닐링 공정기술 선도기업 HPSP(403870)가 135% 올랐다.

특히 2차전지 리사이클링 전문기업 세빗켐은 공모가(3만5000원)을 4배를 훌쩍 넘은 최근 14만3800원까지 올랐다. 세빗켐은 차별화된 재활용 기술력으로 주목을 받았고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침투율이 증가하면서 2차전지 재활용 수요도 늘고 있어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주로도 관심을 받고 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공모가 밴드 상단 혹은 상단 이상에서 공모 가격이 결정된 종목의 비중은 1월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지만 다시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면서 “IPO 시장도 결국 흐름을 타기 마련이고, 기울었던 시장도 주식 시장 회복에 따라 다시 차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