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20일 큰 폭으로 하락하며 연저점을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9.90포인트(2.04%) 내린 2,391.03에 장을 마쳤다. 종가와 장중 저가 기준으로 모두 이틀 연속 연저점을 새로 썼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77포인트(3.60%) 급락한 769.92에 마감하며 연저점을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지수가 외국인 매도세와 긴축 공포에 2390선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2300대에 장을 마감한 것은 지난 2020년 11월 4일(2357.32)로 거래를 마친 이후 약 1년 7개월 만이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49.90포인트(-2.04%) 하락한 2391.03선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0.37% 오른 2449.89에 출발했지만, 다시 하락 전환했다. 장 중 한때 2391.27까지 떨어져 전날 장 중 기록한 연저점(2396.47)을 경신했다.

우리나라 증시가 급락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에 돌입하자 외국인들이 대거 순매도를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662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반면 기관은 4449억원, 개인은 1831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시총) 상위 종목은 대부분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 시총 1위 삼성전자(005930)의 주가 약세는 지속됐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84% 내린 5만8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24% 하락했다.

이 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373220)(-3.29%), SK하이닉스(000660)(-1.97%),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20%), NAVER(035420)(-1.47%), 카카오(035720)(-3.60%)등이 내림세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SDI(006400)(0.54%)와 현대차(005380)(0.29%) 등만 소폭 상승 마감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에 대한 경계심과 반도체 업황 우려 등이 작용하면서 국내 증시가 모두 급락했다"며 "주말 사이 비트코인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위험 선호 심리가 크게 위축된 영향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코스닥도 8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도 낙폭을 키우며 연저점(780.96)을 갈아치웠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8.77포인트(-3.60%) 하락한 769.92으로 장을 마감했다. 장 중 저가 기준으로 2020년 10월 27일의 766.96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인 에코프로비엠(247540)(-0.15%), 셀트리온헬스케어(-2.08%), 엘앤에프(066970)(-0.12%), 카카오게임즈(293490)(-10.14%), HLB(-2.22%), 펄어비스##(-4.86%) 등도 대부분 하락 마감했다.

미국 경기의 불확실성으로 지난 주 미국 증시는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17일(현지 시각) 미 증시 대표지수인 S&P500은 주간 기준으로 5.8%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시장은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에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미 연준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에 주목한다.

'자이언트 스텝' 단행 가능성이 커지면서 위험 선호 회피 심리로 오전 한때 환율이 급등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미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1원 오른 1292.4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1290원대 출발은 지난 14일(1291.5원) 이후 4거래일 만이다.

이날 환율은 1295.3원까지 치솟으며 지난 15일 기록한 연고점(1293.2원)을 경신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에 주요국 중앙은행 기준금리 인상으로 경제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및 긴축 불안 속 침체 리스크가 잠복된 가운데 코스피지수가 기술적으로 장기 추세선을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현재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역사적 하단 부근에 위치해 있는 만큼 청산보다는 진입 유인이 더 많다고 보고 기존 악재가 유발하는 추가적인 가격 조정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