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날 개장한 러시아 주식시장이 단숨에 6년 전 수준으로 급락하고 있다. 미국이 러시아에 ‘가혹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히자 러시아 증시에 대한 투자 심리가 빠르게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오전(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도심의 키예프-파사지르스키 철도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바삐 걸어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날 오전 11시 45분(현지 시각) 러시아 RTS지수는 전날보다 589.72포인트(48.98%) 내린 614.39를 기록하고 있다. 하루 만에 ‘반토막’이 나며 지난 2016년 1월 21일(장중 최저치 607.14)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다.

러시아 증시의 변동성지수(RVI)는 전날보다 40.2% 오른 122.8을 기록하고 있다.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미 달러화에 대한 러시아 루블화 환율은 전날보다 6.61% 오른 86.5065루블을 기록하고 있다.

러시아뿐 아니라 유럽 주요국 증시도 개장과 동시에 일제히 급락하고 있다. 영국 FTSE100지수는 2.45%, 프랑스 CAC40지수는 3.13%, 독일 DAX지수는 3.59% 내리고 있다. 유로스톡스50은 3.48% 하락하고 있다.

이날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선전포고와 함께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면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BBC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 인근에서 폭발음이 들렸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며 키예프와 하리코프의 군 지휘 시설이 미사일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군은 벨라루스 베셀로프카를 통해 우크라이나 북부에도 진입하는 한편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와 마리우폴에도 상륙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국방안보위원회 회의를 소집하고 우크라이나 전역에 계엄령을 선포한 상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동맹 및 파트너들은 단결해서 (러시아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에 강도 높은 경제 제재를 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CNN은 미 고위 관료의 발언을 인용해 국제사회가 러시아에 가혹한 제재를 부과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관료는 구체적인 제재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의 대형 은행 2개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무고한 인명 피해를 야기하는 무력 사용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국제 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무력 침공을 억제하고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경제 제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지지를 보내며, 이에 동참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