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코스피지수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에 밀려 전날보다 28.20포인트(0.89%) 내린 3143.09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하게 됐다. 종전 최저치는 5월 17일 종가인 3134.52였다.

일러스트=정다운

코스피지수는 이날 장 초반까지만 해도 개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동반 매수세에 보합권에 머물렀지만, 기관이 순매도로 돌아서며 낙폭이 확대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은 각각 4169억원, 1341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5904억원을 순매수하며 낙폭 확대를 방어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9일부터 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액은 7조4430억원에 달했다. 외국인은 특히 국내 시가총액 1위 업체인 삼성전자(005930)의 보통주와 우선주를 많이 팔았다. 보통주는 총 4567억원을, 삼성전자우(005935)는 745억원을 순매수했다. 그 외에 POSCO, SK이노베이션(096770), 기아(000270), 현대차(005380), 포스코케미칼 등 경기민감주를 많이 매도했다.

기관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한컴라이프케어였다. 한컴라이프케어 주식을 총 517억원 순매도했다. 그 외에 삼성전자, 카카오(035720), SD바이오센서, 대한항공(003490), 엔씨소프트(036570) 등이 기관 순매도액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달 18일 경북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출하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코로나19 백신 118만8000회분이 수송차량에 실려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코로나19 백신 관련주들이 강세를 띠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출하 소식과 자체 개발 백신의 임상 3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날보다 10.57% 상승한 31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10만회분이 경북 안동의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출하된다.

정부는 앞서 지난 15일에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 브리핑을 통해 “10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이 임상 3상 승인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임상 3상은 기존에 허가된 백신과의 비교를 통해 효과를 입증하는 ‘비교 임상’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모더나의 백신을 위탁 생산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주가가 사상 최초로 100만원을 넘었다. 전날보다 2.95% 오른 101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전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을 통해 미국 모더나사가 우리 정부의 요청에 따라 8~9월 국내에 공급할 코로나19 백신의 물량을 확대하고 9월 공급 일정도 앞당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기 성남 판교에 위치한 카카오뱅크 본사. /연합뉴스

지난 6일 신규 상장한 카카오뱅크(323410)는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가가 14% 넘게 급등하며 시가총액이 41조5238억원을 기록했다. 시총이 6670억원 더 증가한다면, 2·3위 금융주인 KB금융(105560)(22조1210억원)과 신한지주(055550)(20조699억원)의 시총 합계를 뛰어넘게 된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장 마감 후 상반기 영업수익이 478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133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00% 늘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코스피지수의 하락이 미국의 조기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와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6일(현지 시각)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들이 3개월 내 테이퍼링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WSJ는 최근 두 달 연속 고용 지표가 당초 전망치를 상회했다며,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하고 이르면 11월 FOMC에서 테이퍼링을 실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 /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들어 미 달러화 가치가 연일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5일(현지 시각) 아프가니스탄 정권이 탈레반에 넘어갔다는 소식까지 전해지자 안전 자산인 달러화의 선호 경향은 한층 더 강해졌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7.3원 오른 달러 당 1176.3원을 기록했다. 장중 한 때는 1179.0원까지 오르며, 지난해 9월 15일 종가 기준 환율(1179.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스피지수 뿐 아니라 코스닥지수도 급락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9.73포인트(2.86%) 하락한 1011.05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6월 21일 종가(1010.99) 이후 최저치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43억원, 967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1917억원을 순매수했다.

한편, 암호화폐의 가격은 대체로 상승하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12분(한국 시간) 기준으로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43% 내린 4만5748.71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더리움 가격은 4.2% 오르고 있으며, 바이낸스코인과 카르다노는 각각 0.73%, 4.49% 상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