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코스피지수가 소폭 하락 마감했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인 3252.12를 기록했으나, 하루 만에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29포인트 내린 3247.83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29포인트(0.13%) 내린 3247.83으로 마감했다. 오전 11시 13분 3264.67까지 오르며 장중 역대 최고치인 3266.23(1월 11일)에 근접하기도 했으나, 외국인의 매물이 대거 출회되며 하락 곡선을 그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개인의 동반 매도세가 강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063억원을, 개인 투자자들은 448억원을 각각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833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이날도 ‘팔자' 기조를 이어갔다. 이틀 동안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005930)였다. 순매도액이 1191억원에 달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그 외에도 자동차·철강주를 많이 팔았다. 현대모비스(012330)현대차(005380) 주식을 각각 469억원, 210억원 순매도했으며, POSCO와 동국제강(460860), 현대제철(004020)도 순매도액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원전 산업의 부활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급등했던 두산중공업 주식도 458억원어치 팔며 차익을 실현했다.

반면 기관 투자자들은 2621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의 낙폭을 줄였다. 기관은 외국인과 반대로 삼성전자 주식을 896억원 순매수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469억원, 377억원어치 사들였다. 그 외에 두산중공업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SK바이오팜(326030)·셀트리온(068270) 등 대형 바이오주들이 기관 순매수액 상위권에 올랐다.

인천 송도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옥.

이날 국내 증시에서는 바이오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장 초반 88만1000원까지 오르며 지난 달 24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SK바이오팜은 전날보다 5.26% 오른 12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4월 26일 이후 최고가다. 셀트리온제약(068760)도 4% 넘게 상승 마감했다.

이 같은 대형 바이오주의 강세는 지난 밤 미 뉴욕 증시에서 나타난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 급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7일(현지 시각) 치매 치료제 ‘아두카누맙’의 판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개발사 바이오젠의 주가가 38% 넘게 상승 마감했다. 미 FDA가 치매 치료제의 판매를 승인한 것은 18년 만의 일이다. 바이오젠과 함께 신약을 개발한 일본 제약사 에자이는 장외 시장에서 56.27% 급등했다. 바이오젠의 경쟁 업체인 일라이릴리 역시 10.15% 급등했으며, 바이오 업체 카사바사이언스와 알렉토르도 각각 5%, 7% 넘게 상승 마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의 상승 동력이 없는 상황에서 단기 차익을 추구하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어, 업종이나 종목에 따라 차별화된 장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5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의 윌핀드 하우스에서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편, 지난 밤 재닛 옐런 미 국무장관의 기준금리 인상 시사 발언은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옐런 장관은 6일(현지 시각)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를 마친 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금리를 약간 올리는 환경이 된다면, 사회적 관점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관점에서 볼 때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기관의 나홀로 순매수에 힘입어 강보합 마감했다. 전날보다 0.26포인트(0.03%) 오른 986.12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서 기관 투자자들은 총 551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15억원, 183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