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근 KB금융(105560)지주 부문장이 차기 회장으로 내정되면서 연말 KB금융에 대규모 인사 태풍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0명의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 후보자는 14일 서울 여의도 KB금융 신관으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연말 계열사 CEO 인사와 관련해 "나이에 국한하지 않고 역량과 전문성에 기반해 조직원들의 헌신을 이끌어낼 리더가 누구인지 고민하고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세대교체는 나이보다는 의사 결정을 신속·책임 있게 한다는 의미"라고도 했다. 단순히 나이만 보고 인적 쇄신을 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금융권에선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이 후보자를 '깜짝 발탁'한 배경으로 세대교체를 강조한 만큼 연말에 이를 반영한 대규모 CEO·임원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후보자는 1966년생으로 비교적 젊은 편이다. 업계에서는 이 후보자보다 나이가 많거나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한 후보군의 자진 사퇴 가능성도 거론된다. 앞서 양종희 회장이 취임할 때 차기 후보군에 올랐던 허인 전 부회장과 이동철 전 부회장은 자진해서 물러난 바 있다.
KB금융에는 이 후보자를 포함해 총 3명의 부문장이 있는데, 다른 두 명은 모두 이 후보자보다 나이가 많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이홍구 KB증권 자산관리(WM) 부문 대표, 성채현 KB부동산신탁 대표도 이 후보자보다 나이가 많다.
올해 말 이환주 KB국민은행장, 김재관 KB국민카드 대표, 정문철 KB라이프생명 대표, 윤법렬 KB인베스트먼트 대표, 박찬용 KB데이타시스템 대표 등 5명은 첫 임기를 마친다. 이홍구 대표와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 빈중일 KB캐피탈 대표, 성채현 대표 등 연임 중인 CEO 5명도 올해 말 임기가 끝난다.
이환주 은행장의 거취는 '이재근 체제'의 첫 인사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 행장은 양종희 회장이 2024년 말 KB라이프생명 대표에서 국민은행장으로 발탁한 인물이다. 이 행장은 취임 후 리딩뱅크 탈환과 최대 실적 경신 등의 뚜렷한 성과를 냈다.
이 후보자가 2021년 최연소 국민은행장으로 선임됐을 때도 국민은행 내에 나이가 많은 임원이 적지 않았다. 당시 성채현 개인고객그룹 부행장, 김운태 중소기업고객그룹 부행장, 우상현 기업투자금융(CIB) 고객그룹 부행장, 김영길 자본시장그룹 부행장 등은 모두 임기를 채우고 순차적으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