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혼동해 발생하는 사고가 늘면서 정부가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보급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보험사들도 이 장치를 단 차량의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특약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사고가 줄면 보험금 지급이 줄어 손해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는 운전자가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잘못 밟았을 때 차량을 제어하는 장치다.

12일 한국교통안전공단(TS)에 따르면, 지난해 급발진 의심 사고 149건 중 109건(73.2%)이 페달 오조작에 따른 사고로 확인됐다. 삼성화재(000810)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조사에서는 관련 사고가 2021년 66건에서 지난해 153건으로 2.3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사망자는 15명에서 51명으로 3.4배로 증가했다. 전체 사고의 70.5%는 60세 이상 운전자가 냈다.

지난 2일 부산 남구 대연동 교통섬에 차량 돌진을 막기 위한 방호 말뚝이 설치돼 있다. 지난 6월 이곳에서 차량이 보행자를 덮쳐 시민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연합뉴스

페달 오조작 사고 급증에 따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고령 운전자 차량을 중심으로 장치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TS는 올해 65세 이상 운전자가 모는 택시와 소형 화물차 3260대에 장치를 설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는 2029년부터 새로 출고되는 승용차와 소형 화물차에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장착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사고 예방 효과가 예상되자 보험사들도 보험료 할인을 내걸고 장치 확산을 유도하고 있다. 한화손해보험(000370)은 지난 4월 업계 최초로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할인 특약을 출시했다. 출고 당시 기본·선택 사양으로 장치가 달린 차량뿐 아니라 국토부 규제 샌드박스 승인을 받은 오조작 방지장치 '닥터세이프'를 설치한 차량에도 보험료 5% 할인을 적용한다.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한국교통안전공단 제공

현대해상(001450)은 지난달 21일부터 '첨단 안전 장치 장착 할인 특약' 대상에 페달 오조작 안전보조장치를 추가하면서 할인 대상 장치를 기존 7종에서 8종으로 늘렸다. 차선이탈·전방충돌 경고장치, 스마트 크루즈컨트롤 등 장착된 장치 수와 차종·연식 등에 따라 보험료를 최대 24.1% 할인한다. 다만 출고 때 기본 또는 선택 사양으로 장착된 장치만 인정하고, 출고 후 별도로 설치한 제품은 할인 대상에서 제외한다.

업계에서는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설치하는 차량이 늘어나는 만큼 관련 특약을 도입하는 보험사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특약 도입이 확대되면 관련 사고가 줄어 자동차 보험의 손해율도 개선될 것"이라며 "신규 고객 유치까지 가능해 상품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