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고위 공직자 인사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이형주 금융정보분석원(FIU·Financial Intelligence Unit) 원장이 차기 수협은행장 인선에 도전장을 내면서 연내 금융위 1급 후속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금융위 수장 교체는 당분간 없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내부 시선은 1급 인사로 향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해영 한국자금중개 대표이사 후임으로 박민우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위원이 자금중개 대표로 이동하면 후속 1급 인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우 대표는 지난 3월 임기를 마쳤지만, 후임이 정해지지 않아 대표직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이형주 원장이 수협은행 차기 행장에 지원하면서 금융위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현직 금융위 1급 간부가 민간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인선에 뛰어든 것은 이례적이다.
한 금융위 관계자는 "이 원장은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후보로 거론됐는데, 내부에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았다. 이 원장이 수협은행장으로 방향을 튼 것은 개인적인 결정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금융위 고위 간부가 윗선과의 교감 없이 민간 은행장에 지원하진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금융위 1급은 사무처장, 금융위 상임위원, 증선위 상임위원, FIU 원장 등 네 자리다. 박 상임위원과 이 원장이 각각 자금중개 대표와 수협은행장으로 가면 두 자리가 공석이 된다. 여기에 오는 12월 임기가 끝나는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의 후임으로 금융위 1급이 이동하면 최대 3자리가 공석이 된다.
이 수석부원장은 차기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로 거론되고 있다. 차기 1급 승진 후보군으로는 김진홍 금융산업국장(행정고시 40·41회)과 전요섭 금융정책국장(행시 41회) 등이 거론된다. 금융위 내에선 1급 공석이 세 자리로 늘면 깜짝 인사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연내 1급 인사가 진행되면 금융위 인사 적체가 다소 해소될 전망이다. 금융위는 정부 부처 가운데 승진이 가장 느린 곳으로 유명하다. 다른 부처의 경우 행시 43~44회가 이미 3~4년 전 부이사관(3급)으로 승진했다. 부이사관은 고위 공무원 바로 직전 직급이다. 금융위는 최근에서야 행시 43회가 부이사관으로 승진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권대영 부위원장은 당분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이 위원장과 권 부위원장은 이번 개각 때 인사 검증 대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