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수산업협동조합(수협)중앙회 차기 회장 선거를 앞두고 후보군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현재까지 출마를 공식 선언한 조합장은 4명이다. 최대 변수는 현재 여당에서 법안을 발의한 '수협중앙회장 직선제'다. 지금까지 간선제 방식으로 진행된 회장 선거가 직선제로 바뀌면, 조합원 수가 가장 많은 호남 출신 조합장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 수협중앙회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조합장은 김미자 서귀포수협 조합장(3선), 김청룡 목포수협 조합장(3선), 오시환 울산수협 조합장(3선), 최필종 멸치권현망수협 조합장(초선) 등 4명(가나다순)이다.
이들은 최근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을 만나 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수협 내부에선 경력과 조합 규모를 고려했을 때 사실상 김미자·김청룡·오시환 조합장의 3파전이 될 것이란 말이 나온다.
약 6개월 뒤 선거가 치러지는 가운데 수협 관계자들의 가장 큰 관심은 직선제 전환 여부다. 기존 선거 방식은 전국 91개 단위조합 조합장이 투표하는 간선제였다. 그런데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합원 전체가 투표권을 행사하는 내용이 담긴 '수산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을 지난달 27일 대표 발의했다.
현재 농협중앙회도 2028년부터 전국 조합원 187만명이 회장을 직접 뽑는 직선제 전환을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협과 농협은 별개 조직이지만, 농협이 직선제를 하면 수협이 간선제를 유지할 명분이 딱히 없다. 전체 조합원 수도 수협은 15만명을 조금 넘는 수준이라, 농협에 비해 직선제 전환이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1962년 출범한 신협중앙회는 1990년 14대 회장 선거 때부터 단위조합 조합장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간선제를 시작해 지금까지 유지 중이다. 간선제로 당선된 역대 회장 10명 중 14대 홍종문 회장(강원도), 20대 차석홍 회장(전라도)을 제외한 8명은 전부 경상도 출신이었다.
이는 단위 조합이 경상도에 몰려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별 단위 조합 개수는 ▲경상도(경북·경남·부산) 35개소 ▲전라도(전북·전남) 24개소 ▲강원도 9개소 ▲서울·경인 8개소 ▲충청도 8개소 ▲제주도 7개소 순이다.
수협중앙회장 선거가 직선제로 바뀌면 호남 출신 후보들이 가장 큰 혜택을 볼 전망이다. 전북과 전남 지역 조합원 수는 6만명이 넘는데, 이는 수협 전체 조합원의 40% 수준이다. 지역별 조합원 수는 전남이 4만8167명으로 가장 많다. 그 뒤로는 ▲경남(2만9883명) ▲충남(2만2890명) ▲전북(1만3782명) ▲제주(1만1876명) ▲서울·경인(1만1816명) ▲경북(7215명) ▲부산(4654명) ▲강원(4480명) 순서다.
이 때문에 직선제로 전환되면 김청룡 목포수협 조합장이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조합장은 1964년생 전남 진도 출신으로, 목포수협 조합장만 3선째다. 그는 최근 수협중앙회 공동 투자를 이끌어내 마른 김 가공·유통을 전담하는 합작 법인을 설립해 물김 수급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위생적인 가공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실행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미자 서귀포수협 조합장은 수협 역사상 첫 여성 회장에 도전한다. 그는 여건이 어려운 조합에 적극적인 재정 지원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오시환 울산수협 조합장은 울산 어업권 보호와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 갈등을 오랜 기간 현장에서 직접 중재해 왔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형 수산 정책을 통해 어업인들을 돕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