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개인회생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채권 추심이 주 업무인 신용정보회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불법 사금융 때문에 채권 추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빚 탕감을 마치 권리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생기면서 정상적인 추심 업무에도 민원과 신고 압박에 시달리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법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개인회생 신청 건수는 8만1723건으로 지난해 상반기(7만2192건)보다 13.2% 증가했다. 상반기 개인회생 신청 건수는 반기 기준으로 처음 8만건을 돌파했다.
이재명 정부가 불법 사금융 근절 및 채무자 부담 완화를 강조하는 가운데 신용정보회사는 '추심=불법'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을 가장 큰 문제로 보고 있다. 신용정보회사는 금융감독원의 감독을 받고 연락 가능한 시간과 횟수, 방문 요건 등 관련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 이를 지키지 않는 불법 사금융은 범죄이지만, 규정을 준수한 추심은 정상적인 업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채권 추심을 위해 채무자에게 전화했다가 금감원에 신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채무자의 민원이 금감원의 감독 강화나 규제로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당한 채권 추심인데 위축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일부 차주는 이자와 원금 채무를 줄이기 위해 채무 조정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 '서민의 금융 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90일 이상 연체한 차주는 채무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채무 조정이 승인되면 이자는 전부 감면되고, 채권의 회수 가능성과 회계 처리 상태에 따라 원금도 일부 감면된다.
회수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최대 30%,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최대 70%까지 원금을 감면해준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개인 채무 조정 신청 건수는 24만898건으로 지난해 상반기(20만1783건)보다 19.3% 증가했다.
금융업계는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성실하게 빚을 갚는 차주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채권 회수 가능성이 낮아질수록 금융회사는 손실 위험을 대출 금리에 반영할 수밖에 없고, 그 비용은 다른 차주가 부담한다는 설명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포용 금융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안 갚고 버티면 정부가 빚을 줄여준다'는 인식이 퍼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성실하게 상환하는 사람들이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