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10시 30분 덕수궁부터 광화문역 6번 출구까지 약 550m 길이의 4차선 도로가 노조원들로 가득했다. 노조원들은 '총파업'이라는 문구가 적힌 붉은색 띠를 머리에 두르거나 '2026 금융노조 1차 총파업 승리'라는 문구가 적힌 노란 썬캡을 쓰고 있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4일 정부의 국책은행 지방 이전 철회를 요구하면서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총파업 결의 대회를 열었다. 금융노조가 총파업에 나선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4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금융노조가 총파업을 진행하고 있다./임희재 기자

금융노조는 "수개월 동안 31차례 넘게 교섭을 이어왔지만 끝내 책임을 회피했다"며 총파업 배경을 설명했다. 금융노조는 지난달 12일 찬반 투표에서 96.05% 찬성률로 총파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양민호 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주 4.5일제 도입, 청년 채용 확대, 본사 이전 사전 합의, 정년 연장, 실질 임금 보장, 제도 개선 등 6가지가 금융노조의 핵심 요구"라고 말했다.

노조 측은 참가 인원을 2만명, 경찰 측은 1만6000명으로 집계했다. 총파업에는 시중은행, 카드, 캐피탈, 금융 공기업 등이 이름을 올렸지만 기업은행(024110)과 산업은행 등 지방 이전이 거론되는 국책은행 중심의 파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총파업에서 만난 한 노조원은 "참여 지부는 42곳이지만 중심 의제가 본사 지방 이전이다 보니 대부분 국책은행 직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노조원은 "본사 이전이 중심 의제라 일반 영업점 직원들은 파업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며 "노조가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격려금도 지급했지만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집회가 열린 광화문역 일대 영업점은 평소와 분위기가 비슷했다. 광화문 인근 신한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 지점의 창구 직원 수는 큰 차이가 없었다. 은행 직원들은 "노조를 통해 총파업을 한다고 듣긴 했지만 대기 고객도 평소 수준이었고 파업을 체감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