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차 행정·공공기관 이전 계획에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기관의 구체적 이전안을 내놓지 않았지만, 금융권은 이를 이전 철회의 신호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금융기관을 이전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아니라고 밝힌 만큼, 국책은행과 금융공공기관 노동조합은 총파업과 국회 설득전을 병행하고 있다.
4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이날 서울 광화문에서 1차 총파업에 돌입했다. 금융노조는 주 4.5일제 도입과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는 동시에, 산업은행·기업은행(024110)·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강제 지방이전 추진에 반대하고 있다. 이번 파업에는 3대 국책은행 노조가 전면에 섰다.
금융노조에 소속되지 않은 금감원과 예금보험공사 노조도 별도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만나 지방이전 반대 논리를 설명하며 입법 저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은행 노조에서도 사안을 심각하게 숙고하며 공동대응을 고민 중이다.
금감원과 예보, 산업은행·기업은행의 본사를 지방으로 옮기려면 각각의 설치법·예금자보호법 등을 고쳐야 해 정무위 심사와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현행법은 금감원과 예보의 주된 사무소, 산업은행·기업은행의 본점을 서울에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전날 2차 행정·공공기관 이전 추진 방향을 발표하면서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의 세종 이전 계획을 우선 제시했다. 금융위·금감원·예보·국책은행 등 금융기관의 구체적 이전 여부는 소관 부처 검토와 지방시대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4분기 중 확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이전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부분 이전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전날 "법상 이전 기관으로 정해지면 본 기능이 이전해야 한다"면서도, 수도권 기능이 있어 일부가 잔류할 경우 이는 이전 계획 심의 과정에서 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최근 대통령 지지율 하락이 금융기관 이전안 발표 시점과 강도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 정부가 이전 원칙을 유지하고 4분기 최종 결정을 예고한 만큼, 향후 쟁점은 이전 대상과 지역, 본사 이전에 필요한 법 개정의 통과 가능성으로 옮겨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