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 자산 거래소들이 '수수료 무료' 정책으로 점유율 확대 경쟁을 시작했다. 하지만 수수료가 면제되더라도 거래량이 부족해 원하는 가격에 매매(매수·매도)가 이뤄지지 않으면 실제 거래 비용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가상 자산 업계에 따르면, 코인원과 디지털엑스(옛 코빗)는 최근 원화 마켓 수수료 무료 행사를 진행했다.
수수료는 무료지만, 거래량이 부족한 가상 자산은 자칫 더 큰 비용을 낼 수도 있다. 이용자가 2000만원의 가상 자산을 매수할 때 0.05%의 수수료를 적용하면 1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수수료 무료 거래소에서 1만원을 절감하더라도, 얇은 호가창 탓에 시세보다 0.1% 비싸게 체결된다면 2만원의 초과 비용을 지불하게 돼 결과적으로 손실을 볼 수 있다.
유동성이 적은 가상 자산은 호가에 쌓이는 대기 물량이 적어 호가창이 얇게 형성될 수 있다. 이때 일정 규모 이상을 한 번에 거래하면 '슬리피지(Slippage)'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슬리피지는 호가창의 물량 부족으로 투자자가 의도한 가격과 실제 체결된 가격 사이에 오차가 발생하는 것을 뜻한다.
슬리피지는 유동성이 적은 알트코인(Altcoin·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가상 자산)을 시장가 주문으로 대량 매수할 때 발생한다. 예를 들어 호가가 100원인 코인을 1000만원어치 시장가로 매수한다고 했을 때 100원에 나온 매물이 수십만원어치에 불과하면 평균 체결 가격은 훨씬 높아지는 식이다.
2021년 4월 빗썸에 상장됐던 아로와나토큰(ARW)은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매수세가 몰려 약 30분 만에 50원에서 5만3800원까지 폭등한 바 있다. 정상적인 시장 가격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상태에서 소수의 자금만으로 호가가 치솟았고, 고점에 물린 개인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실을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