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의 장모상 때 부의금을 100만원 이상 낸 농협 전현직 임직원이 100명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300만원 넘게 부의한 사람은 50명 안팎이고 일부는 1000만원 이상을 낸 것으로 파악된다.
100만원 이상 낸 사람의 금액 총합은 10억원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과도한 부의금이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은 아닌지 수사하고 있다.
3일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최근 농협 전현직 임직원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이 중에는 전직 농협중앙회 회장, 현직 농협 계열사 고위 관계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지난 7월 농협중앙회 비서실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강 회장 장모상 부의금 명부가 정리된 파일을 입수했다. 부의금 총액은 20억원 안팎이었으며, 100만원 이상 부의금 액수만 따로 합하면 9억원을 넘어갔다고 한다.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강 회장에게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농협중앙회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공직유관단체로 지정돼 있고, 공직유관단체 임직원은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다.
이들은 명목에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을 수 없다. 경조사비는 5만원, 축의금이나 조의금을 대신하는 화환·조화는 10만원을 초과해선 안 된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해 10월 딸 결혼식 때 피감기관에서 10만원을 초과한 축의금을 받아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바 있다.
농협 관계자는 "통상 공직 유관 단체 수장 등 고위 관계자는 일정 수준 이상의 과도한 부의금을 받으면 법적 문제를 고려해 다시 돌려주거나 아예 기부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공권력이 경조사비까지 걸고넘어지는 건 너무 과한 처사 아닌가"라는 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