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30)씨는 최근 하루 10만원씩 엔화를 환전하고 있다. 김씨는 "주식 물타기(하락할 때 추가 매입해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는 것)보다 엔화 물타기가 낫다는 생각으로 매일 조금씩 사고 있다. 환차익도 있지만 나중에 일본 여행 갈 때 사용할 돈을 싸게 마련한다는 생각으로 한다"고 말했다.
엔화가 100엔당 850원대까지 떨어지자 매일 일정 금액씩 엔화를 사들이는 이른바 '엔테크(엔화+재테크)'를 하는 사람이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일본이 금리를 인상하면 엔화가 강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한다.
1일 오전 엔화는 100엔당 857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856원을 기록했던 2024년 7월 10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에 발맞춰 일본도 9월에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통상 금리를 인상하면 화폐 가치가 상승하게 된다.
작년 초 100엔당 1000원대였던 엔화는 올해 6월 초만 해도 970원대였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적극 재정을 펼치면서 엔화 약세를 부추기는데다, 원화는 금리 인상 및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와 같은 수출 기업의 적극적인 환전으로 오히려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원·엔 환율이 하락하는 기간에 엔화 환전 금액은 크게 늘었다. 7월부터 8월 25일까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에서 고객이 엔화로 환전한 금액은 519억엔(원화로 약 4445억원)으로 작년 7~8월(381억엔)보다 36% 늘었다.
외화 통장을 이용하면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환전이 가능하고 환전 수수료가 면제된다. 하루 최대 200만원까지 환전할 수 있으며, 외화 체크카드를 발급받으면 일본 현지에서 결제와 현금 인출도 수수료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다만 환차익을 노릴 경우엔 재환전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외화 통장에 보유한 엔화를 원화로 다시 환전하면 매매 스프레드 1%와 재환전 수수료 0.5~1%를 합쳐 1.5~2%의 비용이 발생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100엔당 1000원이 일반적이었던 만큼 800원 중반대 환율은 싸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