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이전 후보에 오른 국책은행 중 기업은행(024110)과 수출입은행 측 행보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두 곳 은행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별다른 인연을 맺은 적 없는 조직 내부 출신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한국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등 수장들은 모두 한때 이 대통령과 대학교, 사법연수원 등에서 함께 했던 인연이 있다.

31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오는 10월 이후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지방 이전 공공기관 명단과 이전 장소 등은 준비 과정에 있다. 공론화 과정을 거쳐 10~11월 정도로 예상한다"고 했다.

장민영 기업은행장(왼쪽)과 황기연 수출입은행장. /뉴스1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3곳은 지방 이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장민영 기업은행장, 황기연 수출입은행장은 이 대통령과 별다른 인연 없이 35년 넘게 한 곳에서 근무해왔다. 장 은행장은 1989년, 황 은행장은 1990년에 각각 기업은행, 수출입은행에 공채로 입사해 올해 2월과 지난해 11월에 행장이 됐다.

내부 출신 행장이라 노동조합 압박도 상당하다. 기업은행 노조는 비공개 석상에서 장 행장에게 "조직을 위해 목소리를 내달라"고 꾸준히 요청하고 있다. 수출입은행 노조 관계자는 "언제든 성명서를 내고 행장에게 지방 이전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요구할 수 있다. 다만 지금은 여러 상황과 분위기를 지켜보는 중"이라고 했다.

장 행장은 지방 이전 건에 대해 공개 석상에서 우회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장 행장은 지난 19일 서울에서 열린 2026 금융권 공동 채용 박람회 개막식 당시 지방 이전 관련 질문이 나오자 "아무래도 수도권에 거의 60% 정도 직원이 집중해 있으니까 반대하는 경향이 그 정도는 될 것"이라고 했다. 황 행장은 아직 지방 이전과 관련해 공개 석상 발언이 없다.

업계 시선은 두 갈래로 나뉜다. 한쪽에선 "국토부, 청와대 인사와 별 인연이 없는 내부 출신 국책 은행장은 운신의 폭이 좁아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직장 생활 전체를 한 조직에서만 해온 내부 출신 행장이라 더 강하게 반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내부 출신 행장들은 조직에 대한 애정과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적절한 때가 오면 지방 이전 반대 의지를 누구보다 강하게 드러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