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이후 은행의 비예금상품 판매 규제를 강화하고, 온라인 부정결제와 보험사기 대응에도 감독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금융소비자 피해가 발생한 뒤 수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상품 설계와 판매 단계부터 위험을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27일 금감원은 이찬진 금감원장 주재로 제4차 금융소비자보호자문위원회를 열고 은행권 비예금상품 제도 개선, 금융투자회사 광고 제도, 보험사기 대응, 온라인 부정결제 방지, 카드사 마케팅 동의 제도 등 6개 안건을 논의했다고 28일 밝혔다. 금융소비자보호자문위는 지난 3월 출범한 원장 직속 소비자보호 자문기구다.

사진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깃발이 휘날리는 모습. 2018.4.17 ⓒ 뉴스1 임세영 기자

우선 은행이 펀드·신탁 등 외부 제조사의 비예금상품을 판매할 때 제조사와 판매사의 소비자보호 책임을 명확히 하도록 협약서와 계약서를 손질한다.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이나 해외대체투자펀드처럼 구조가 복잡하거나 대규모 손실 우려가 있는 상품은 은행 내부 심의 과정에 외부 전문가와 제조사의 참여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ELS 등 투자위험 1·2등급 상품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정기 안내 주기를 최소 월 1회로 단축한다. 중도해지 수수료와 상환 조건, 중도해지 때 받을 수 있는 금액 등 안내 정보도 늘린다. 소비자가 은행과 증권사를 통한 가입 경로별 상품 특성 및 수수료 체계를 비교할 수 있도록 운용자산설명서 기재 사항도 확대한다. 금감원은 의견 수렴을 거쳐 올해 하반기 '은행 비예금상품 내부통제 모범규준'에 반영할 계획이다.

보험사기에는 보험사기대응단과 보험사 특별조사팀(SIU) 등 약 100명을 투입한다. 암 환자 유치를 위한 진료비 페이백, 의료인 주도 비만치료제 보험사기 등 혐의가 뚜렷하고 다수 의료 관계자가 조직적으로 가담한 병·의원을 선별해 하반기 집중 조사한다.

온라인 부정결제에는 인공지능(AI)·머신러닝 기반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도입하고, 고위험 거래에 다중인증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카드사의 마케팅 동의서도 카드 관련 혜택과 비(非)카드 상품·서비스 동의를 구분하고, 소비자가 언제든 동의를 철회하거나 광고 중단을 요청할 수 있다는 안내를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