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후보인 한국산업은행(산은), 수출입은행(수은)에서 지난 5년간 500명 넘는 직원들이 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퇴사자 중 절반가량은 입사 5년 미만인 저연차 직원이었다. 업계에선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이 현실화되면 지금보다 더 큰 규모로 '퇴사 러시'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산은·수은을 관둔 자발적 퇴사자는 총 589명이다. 연도별로는 2021년 78명, 2022년 133명, 2023년 138명, 2024년 106명, 2025년 91명 등이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43명이 자발적으로 퇴사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국책은행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최상위 금융 공기업으로 묶이며 '신의 직장'이라 평가받아 왔다. 이 기관들의 입사 시험은 '금융 공기업 A매치'라 불릴 정도로 경쟁률이 높다.

산은과 수은은 시중은행이 담당하기 힘든 고위험·대규모 산업 투자와 기업 구조조정 등 정책 금융을 전담한다. 이 때문에 국책은행의 대규모 인력 유출은 국가 정책금융 경쟁력이 약화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국책은행 연봉은 시중은행보다 적은 상황이라 본사까지 지방으로 가면 우수한 인력이 입사할 유인이 더 떨어진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올해 신입 사원 연봉은 산은 5674만원, 수은 5247만원이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을 비롯한 주요 시중은행 신입 사원 평균 연봉은 6500만~7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산은·수은과 함께 지방 이전 후보인 기업은행(024110)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1881명이 기업은행에서 퇴사했다. 올해 신입 사원 연봉은 6022만원으로 국책은행 중에서 가장 높지만, 주요 시중은행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평균 연봉도 기업은행은 9700만원으로 4대 은행(1억2270만원)보다 적었다.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이 직원의 퇴사로 이어진다는 건 통계로 확인된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제1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사업 성과와 시사점'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5년까지 이전한 공공기관 97곳의 평균 퇴사자 수는 38명에서 60명으로 늘었다.

지방 이전 전후 퇴사율은 2.66%에서 3.11%로 상승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해당 자료에서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추진 시 퇴사자 비율을 관리하기 위한 대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