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장기채 재매입(바이백) 규모를 늘리기로 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비트플래닛(049470)이 상장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비트코인 채굴 사업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주 비트코인 가격은 미 재무부의 바이백 소식에 6만4000달러 안팎에서 7만달러를 돌파하며 급등했다.
비트플래닛은 이달 28일 'Antminer S21 XP Hydro' 454대와 'S21e XP Hydro' 750대를 약 153억원에 양수할 예정이다. 이 기기는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장비다. 비트플래닛은 미국 비트코인 재무 전략(DAT·Digital Asset Treasury) 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모델을 도입해 한국 최초로 비트코인을 기업 재무 전략 자산으로 편입한 기업이다. 비트코인 채굴 사업을 하는 건 국내 상장사 중 유일하다.
비트코인 채굴량은 월 7개, 연간 최대 90개 규모를 목표로 하고 있다. 채굴기는 전기 요금이 상대적으로 싸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 환경을 갖춘 중동 오만, 남미 파라과이 등에 배치된다.
비트플래닛은 이번 채굴 사업을 단순한 신규 사업이 아니라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보고 있다. 채굴한 비트코인은 ▲유동성 예비비 ▲위험 회피(리스크 헤지·Risk Hedge) 자금 ▲재투자 자금 등으로 구분해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채굴 사업을 운영하면서 전력 조달과 냉각, 인프라(기반 시설) 등을 기반으로 향후 AI 데이터센터로 전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비트코인 채굴 사업은 필요한 계약 절차가 마무리돼 자금 집행만 남은 상황이다. 이달 말까지 거래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비트플래닛은 국내에 비트코인 채굴 관련 사례가 부족해 계약 내용부터 회계 처리, 공시, 외환 절차까지 법률·회계 자문 등을 거치느라 당초 진행 예정보다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비트플래닛 관계자는 "채굴 사업은 단일 계약으로 완결되는 구조가 아니다. 채굴기 매매 계약과 이를 위한 자금 조달 계약 등 복수의 계약이 각각 다른 거래 상대방과 체결돼야 하고, 각 계약의 이행이 다음 단계의 선행 조건으로 연결돼 있다"며 "실제 이행 과정에서 이 절차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양수 일자가 조정됐고, 채굴 개시 시점도 함께 조정됐다"고 말했다.
회계 처리도 풀어야 할 숙제다. 국내 상장사가 비트코인에 접근하는 방식은 대부분 자산으로 취득해 보유하는 재무 전략이었다. 이 경우 손익계산서가 아니라 재무상태표에 반영된다. 반면 비트코인 채굴은 설비와 전력을 투입해 산출물을 얻는 영업 활동에 해당한다.
비트플래닛은 채굴한 비트코인을 매출로 인식하는 걸 전제로 준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수익 인식 시점과 평가 방법 등 세부 기준은 국내에 참고할 선례가 충분하지 않아 회계 법인 및 감사인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