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신용대출이 3개월여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금융 당국이 지난달부터 은행권에 신용대출을 조이라는 신호를 보낸 결과다. 다만 가계대출 총량을 확대한 8·13 대책으로 신용대출은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13일 기준 109조7664억원으로 집계됐다. 7월 말 110조484억원에서 2820억원 줄어든 수치다. 신용대출은 올해 초 104조원대에서 정체돼 있었으나 5월부터 석 달 만에 5조9120억원 불어나면서 3년 4개월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도 신용대출 증가폭(5조8000억원)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2조1000억원)의 세 배에 달했다.
5월 이후 신용대출이 급증한 이유는 주택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자금 수요가 신용대출로 몰렸고 증시 활황으로 '빚투(빚 내서 투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7월 말 기준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4조4669억원으로 2022년 8월 이후 최대 수준까지 불어났다.
증가세가 가파르다고 판단한 금융 당국은 지난달부터 5대 은행에 신용대출 관리를 주문했다. 은행들은 잇따라 신용대출 최대한도는 1억원,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5000만원 이하로 낮췄다. 비대면 채널의 신규 취급도 제한했다.
KB국민은행은 주택구입자금 대출 한도를 3억원으로 내렸고, 우리은행은 영업점별 월 취급한도를 30억원에서 10억원으로 축소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1일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원으로 낮춘 데 이어 12일에는 변동금리 주담대 신규 취급을 대면·비대면 모두 중단했다.
대출은 8·13 대책으로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를 전년 대비 1.5%에서 3%로 확대하며 실수요자 위주의 주담대 공급을 늘리겠다고 했다. 신용대출은 은행 자체 관리에 맡겼다.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여력은 기존 약 30조원에서 60조원 규모로 확대됐고, 5대 은행의 주담대 여력은 7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 당국은 이달 19일 금융사별 총량목표 조정을 위한 실무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