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해보험(000400) 매각을 둘러싸고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와 유력 인수 후보인 신한금융그룹의 셈법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양측의 인수 협상이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중단되면서 JKL은 공개매각으로 방향을 틀었다. 업계에서는 롯데손보를 인수할 만한 후보가 제한적인 상황이라 여전히 신한지주(055550)를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보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JKL은 롯데손보 공개매각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인 매각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JKL은 신한지주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삼아 인수 논의를 진행했으나 최근 협상이 결렬됐다. 현재 양측은 별도 협상을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손해보험 사옥 전경./뉴스1

협상이 중단된 가장 큰 이유는 매각가격이다. JKL은 롯데손보의 몸값으로 1조원 이상을 기대해온 반면, 시장에서는 적정 인수가를 7000억~8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현재 롯데손보 시가총액은 6000억원대다.

공개매각으로 전환되더라도 업계에서는 신한지주를 여전히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는다. 한국금융지주(071050) 등이 잠재 후보로 거론되지만, 롯데손보의 자본 상황과 인수 이후 추가로 투입해야 할 자금까지 고려하면 실제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는 평가다.

롯데손보는 지난 5월 금융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계획을 조건부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앞으로 1년 6개월 동안 자본 확충 등 경영개선 과제를 이행해야 한다. 올해 1분기 말 기본자본이 마이너스 3509억원을 기록하는 등 자본의 질이 취약한 상태여서, 시장에서는 자본 정상화를 위해 1조원이 넘는 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한지주 입장에서도 롯데손보는 매력적인 인수 대상이다. 신한지주는 은행·증권·카드·생명보험 등에 비해 손해보험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손보 계열사인 신한EZ손해보험의 자산은 3000억원대에 불과하다. 롯데손보의 총자산은 14조원 규모로, 롯데손보를 인수하면 단숨에 손해보험업계 중위권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시간은 신한지주 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JKL은 2019년 롯데손보를 인수하면서 조달한 인수금융의 만기가 돌아오자 2024년 10월 4650억원 규모로 리파이낸싱했다. 리파이낸싱 만기는 내년으로 알려졌다. 매각이 늦어질수록 금융비용이 늘고 투자금 회수 시점도 늦어져 장기간 매각을 미루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지주 입장에서는 롯데손보가 좋은 인수 대상인 것은 맞다"면서도 "JKL은 시간이 갈수록 매각 부담이 커지는 반면 신한은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공개매각이 흥행하지 않는다면 결국 신한과 다시 협상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