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 규제로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가 위축되자 가입 7년 후 해약하면 원금 전부를 돌려받을 수 있는 '700종신보험'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장기 유지 시 사망 보험금이 최초 가입 금액의 최대 7배로 늘어나 환급 경쟁력과 보장성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높은 환급률을 앞세운 만큼 7년 이후 상품 해지가 늘어나면 보험사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일부 보험사는 올해 초부터 700종신보험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동양생명은 지난 5월 '(무)우리WON하는7년안심종신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사망 보험금이 매년 전년 대비 10%씩 체증돼 20년 경과 시 최초 가입 금액의 611% 수준까지 확대된다. 가입하고 7년이 지나면 해약 환급률 100%를 제공하며, 적립금 중도 인출이 가능한 유니버설(UL) 종신 전환형으로 바꾸거나 배우자·자녀로 피보험자를 변경할 수 있다.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정다운

KDB생명은 시간이 지날수록 사망보험금이 가입 금액의 최대 700%까지 늘어나는 '더!행복세븐종신보험'을 지난 4월 출시했다. 7년이 지나 해지하면 환급률은 100% 이상이 보장된다. NH농협생명도 올해 1월 유사한 구조인 상품 '스텝업700NH종신보험'을 출시했다.

보험사들이 700종신보험에 힘을 싣는 건 높은 보험계약마진(CSM·Contractual Service Margin)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납 상품 특성상 보험료가 오래 유입되고 계약 유지율도 높아 보험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과 CSM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높은 환급률을 강조하면 소비자가 원금과 수익을 보장받는 저축성 상품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7년 전후 해지가 예상보다 많아지면 보험사가 예상한 손익과 실제 손익 간 차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보험사가 해지율을 실제보다 낮게 가정하면 장래 이익을 의미하는 CSM이 과대 산출될 수 있다.

금융 당국도 이를 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700종신보험을 보유한 일부 보험사에 해지율 가정과 상품 손익 산출 근거에 관한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약 환급률이 크게 높아지는 시점에 대규모 해지가 발생할 경우 상품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700종신보험은 가입 7년 이후 환급률이 크게 높아지고 장기간 유지할수록 사망 보험금도 크게 늘어나는 구조인 만큼, 예상보다 해지가 많거나 보험금 지급이 증가하면 손해율과 상품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수익 관리에 보수적인 보험사는 출시를 꺼리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