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323410) 노동조합이 지난 14일 2차 파업을 진행했다. 지난달 말 1차 파업 이후 2주 만이다. 노조 측은 카카오뱅크의 연례 사내 기술 콘퍼런스 '코드러너' 개최일에 파업 날짜를 맞췄다. 그러나 1차 파업 당일 카카오뱅크의 모든 서비스가 문제없이 정상 운영됐던 것처럼, 2차 파업도 영향이 미미했다. 노조는 파업을 지렛대 삼아 사측과 교섭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파업의 영향력이 미미해 사측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노조의 입지는 파업을 기점으로 오히려 좁아지고 있다. 지난달 말 1차 파업은 국내 인터넷은행 업계 최초 파업이었으나, 사측의 움직임을 이끌어내지 못했고 업계 안팎에서도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조용히 끝났다. 내부에서는 "여느 휴가철과 다름없이 조용한 사무실이었다"는 말이 나온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뱅크 본사 모습. /뉴스1

사측은 1차 파업 이후 현재까지 노조와의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 나서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차 파업 때 카카오뱅크 직원 1800명 중 700명이 파업에 참여했음에도 별 영향이 없다는 게 확인됐다. 사측이 굳이 고개를 숙이고 교섭에 응해줄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했다.

노조 내부에서는 불만이 나온다. 임단협이 올해 1월부터 8개월째 지지부진하게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노조 지도부 측은 "사측이 교섭에 적극 임하지 않고 있다"고 하지만 조합원들은 납득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 조합원은 "인력이 절반 이상 빠져도 문제없이 굴러가는 회사에서 집단 연차와 같은 방식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겠느냐. 싸움을 이길 수 없는 방식으로 치르는 것 같다"고 했다.

노조 지도부는 2차 파업 이후에도 상황 변화가 없다면, 은행 업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쟁의 수위를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카카오뱅크 노조 규모는 약 1000명으로 전체 임직원 수의 55%다.

앞서 카카오(035720) 본사도 노조가 고개를 숙이며 임단협을 마무리지었다. 지난 6월 10일 카카오 본사는 창사 이래 첫 파업을 진행했다. 직원 약 4000명 중 1000명이 참여했으나 별 효과는 없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3~14%(인당 1000만원 이상)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요구했으나 300만원을 '특별격려금' 명분으로 받는 것으로 합의했다.

카카오뱅크 노사는 성과급 규모, 연봉 인상률 등 전반적인 협상 조건에서 의견 차이가 큰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사측은 현금과 자사주 등을 더해 영업이익의 10% 수준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안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그 이상을 요구했다. 연봉 인상률은 6% 후반대 안팎에서 협상이 진행됐으나 이견이 여전하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고객 불편이 없도록 필요한 대응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조속한 합의를 위해 노조와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