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올해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 관리 목표를 기존 전년 대비 1.5%에서 3% 수준으로 상향 조정한다. 금융 당국은 가계부채 총량 규제 완화로 30조원 가량의 가계대출이 추가로 풀릴 것으로 추산했다.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사들인 뒤 직접 거주하지 않고 임대를 놓은 '비거주 1주택자'는 원칙적으로 신규 전세대출을 금지하고 기존 전세대출의 만기 연장도 제한한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이런 내용의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주택 공급 촉진 및 청년·실수요자 지원 필요성 등을 감안해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뉴스1

금융 당국은 이번 규제로 전체 금융사의 올해 가계대출 공급 규모가 기존 30조여 원에서 60조여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가계 부채 증가세를 전반적으로 완화하려는 기존 정책 방향은 유지한다. 국내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여전히 주요국보다 높은 수준인 데다 대출 규제 완화가 부동산 시장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를 높이는 대신 늘어난 대출 여력을 주택 공급 촉진과 청년 주거 안정, 실수요자 지원 등 정책적 목적에 집중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신용대출에 대해서는 관리 강도를 높인다. 올해 신용대출이 지난해보다 빠르게 증가하면서 은행들이 정해진 가계대출 총량을 맞추기 위해 오히려 주담대 취급을 줄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대출 증가가 실수요자의 주택 관련 대출 여력을 잠식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금융 당국은 '투기적 대출수요 차단 강화'를 위해 전세대출 보증 제한 대상을 확대하고 1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축소하기로 했다. 현재 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HUG)·SGI서울보증 등 보증기관은 다주택자와 투기지역·투기과열지역의 3억원 초과 아파트 취득자 등에 대해 전세대출 보증을 제한하고 있다. 금융위는 보증 제한 대상에 '투기적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를 포함한다.

투기 목적은 ▲부부 합산 기준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한 채 보유 ▲해당 주택을 다른 사람에게 임대한 상태 ▲본인과 배우자 모두 그 집에 실거주한 적이 없는 경우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 다만 본인이나 배우자의 직계존비속에게 집을 임대한 경우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가 현재 받은 전세대출은 9조3000억원(6만건)이다.

다만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한다. 법적 의무에 따라 앞으로 보유 주택에 실거주해야 하는 경우에는 신규 전세대출이나 만기 연장이 가능하다.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임대차 계약 승계 조건으로 매입해 기존 임대차가 끝나지 않아 입주하지 못한 경우에는 해당 임대차 계약 종료일까지 기존 전세대출의 만기를 연장할 수 있다.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전세대출 상환이 어려운 경우도 만기 연장을 허용한다.

이사를 앞두고 계약 일정이 맞지 않는 등 일시적으로 전세대출 연장이 필요한 경우에는 예컨대 6개월 이내의 단기 연장을 허용한다.

1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비율도 낮아진다. 현재 전세대출 보증비율은 수도권·규제지역이 80%, 그 외 지역이 90%다. 앞으로 1주택자에 대해서는 각각 70%와 80%로 10%포인트씩 낮춘다. 보증 비율이 줄어들면 은행에서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무주택자는 수도권·규제지역 80%, 그 외 지역 90%의 현행 보증비율을 그대로 적용받는다. 전세대출 규제는 내년 1월 1일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