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의 조합원이 이주비 대출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지원하기 위해 '추가 이주비 대출 보증상품'을 신설한다.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원칙적으로 금지했던 주택매매·임대사업자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도 신축 비(非)아파트(빌라·오피스텔·단독·다가구 등)를 매입하거나 비아파트 신축을 위해 기존 주택을 사들이는 경우에는 허용하기로 했다. 정비사업과 비아파트 공급에 필요한 자금 조달 문턱을 낮춰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려는 목적이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보증·자금 공급 확대와 함께 정비 사업 및 비아파트 공급 과정에서 나타난 금융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는 '추가 이주비 대출'에 대한 보증 상품을 신설한다. 현재 정비 사업 조합원이 받을 수 있는 이주비 대출은 한도가 6억원이고, 규제 지역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가 적용된다. 최근 이주비 대출 규제로 일부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차질을 빚어 주택 공급에 악영향을 준다는 지적이 건설업계와 일부 지자체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현재 이주비 대출 한도만으로 이주비가 부족하면 시공사나 조합이 은행에서 사업자 대출을 받아 조합원에게 추가로 빌려주는 방식을 활용하는데, 앞으로는 주금공이 이 대출에 보증을 제공한다. 보증 한도는 사업장별 예상 이주비 수요를 고려해 산출한다.
추가 이주비 대출은 개인 조합원의 주담대 한도를 직접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시공사·조합이 조달하는 사업자 대출에 주금공이 보증하는 구조다. 기존의 LTV·대출 한도 규제를 유지하면서도 정비 사업 현장에서 이주비 부족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문제를 완화하려는 취지다.
추가 이주비 대출 보증 상품은 주금공법 시행령과 내규를 고쳐 내년 1월 시행한다.
금융 당국은 이주비 대출의 담보 평가액 산정 기준을 건물 철거 전 종전 자산이 아닌 준공 후 종후 자산으로 변경해 대출 한도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 방안은 이달 말부터 시행된다.
주택매매·임대사업자에 대한 주담대 규제도 일부 풀린다. 현재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주택매매·임대사업자의 주담대는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주택을 신규 건설하는 경우나 공익법인이 주택매매·임대업을 하는 경우,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한 경우 등 일부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대출을 허용한다.
금융위는 준공 후 1년 이내 신축 비아파트를 최초로 매입하는 경우도 주택매매·임대사업자 주담대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 경우 LTV는 규제지역 30%, 비규제지역 60%를 적용한다. 민간임대주택법상 등록임대사업자는 지역과 관계없이 60%까지 적용받을 수 있다.
비아파트를 새로 짓기 위해 철거할 기존 주택을 매입하는 경우에도 주담대를 허용한다. 대출 실행일부터 1년 안에 매입한 주택을 철거한다는 조건이다. 이 경우에는 지역과 관계없이 LTV 60%를 적용한다. 기존 주택을 사들여 철거한 뒤 비아파트를 공급하는 사업자가 수도권·규제지역의 사업 초기 단계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이다.
주택매매·임대사업자 주담대 예외 확대는 이달 31일부터 적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