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자산 사업자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처음 도입하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이달 시행된다. 위반 정도가 경미하거나 양벌규정으로 처벌받은 경우엔 예외적으로 신고를 수리하기로 하면서 기업 부담은 완화될 전망이다.

11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 심의를 통과해 이달 20일부터 시행된다. 시행에 앞서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은 13일 국내 가상 자산 사업자(VASP) 및 사업자 준비 업체와 만나 개정안의 내용을 설명하고 업계의 건의사항을 청취한 뒤, 이를 하위규정에 반영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 전경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가상 자산 사업자에 대한 대주주 심사 기준을 신설한 것이다. 당국은 최대 주주뿐 아니라 주요 주주까지 모두 '대주주'로 관리 대상에 포함하고, 사업자 신고 시 대주주의 인적 사항과 지분 현황은 물론 재무 건전성, 경제 관련 법률 위반 여부 등을 FIU에 제출하도록 했다.

이 기준은 기존 사업자에게도 적용된다. 이미 신고를 마친 사업자도 11월 20일까지 강화된 내부통제 체계와 대주주 관련 자료를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금융위는 위반 정도가 경미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신고를 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주 사업자 설명회를 통해 세부 판단기준을 논의하고 규정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특금법 개정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가상 자산 업계는 다른 금융업권과 달리 특금법에는 양벌규정이나 경미한 위반에 대한 예외 조항이 없다며 우려를 제기해 왔다. 대주주가 결격 사유에 해당하면 곧바로 신고 불수리로 이어져, 사소한 법 위반 만으로도 사업 자체가 막힐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번에 신설된 예외 규정은 대주주가 특금법상 결격사유에 해당하더라도 ▲법인의 양벌 규정에 따라 처벌 받았거나 ▲위반 정도가 경미하다고 FIU 원장이 인정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신고를 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가상 자산 사업자가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는 재무 건전성 요건도 새로 담겼다. 지난해 말 기준 재무 정보가 확인되는 24개 사업자 가운데 절반 가량이 이 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파악돼, 당국은 1년의 계도 기간을 부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