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공무원, 대학교 관계자, 교도소 직원 등 공공기관을 사칭해 대리 구매를 요청하는 수법으로 피해금을 편취하는 신종 보이스피싱 사례가 다수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이달 4일까지 신종 피싱으로 신고돼 금융회사가 임시 조치한 경우가 4935건으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FIU는 경찰청 통합대응단과의 협업을 통해 신종 피싱 의심 계좌에 대한 거래 정지 업무 처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6월 30일부터 거래 정지 업무를 가동했다. 가이드라인 시행 후 약 한 달 만에 계좌 임시 조치가 5000건 이뤄진 것이다. FIU는 지난 7일 경찰청, 금융감독원, 금융권 협회 관계자들과 '신종 피싱 의심 계좌 거래 정지 제도 점검 회의'를 열었다.
이 가운데 금융회사가 특정금융정보법상 강화된 고객 확인 대상으로 분류해 신종 피싱 의심 계좌로 임시 거래 정지한 사례는 3750건이다. FIU는 이 가운데 1065건에 대해 거래 정지 필요성을 검토해 금융회사에 결과를 통지했다.
유형별로는 '로맨스 스캠'이 1527건(약 41%)으로 가장 많았고 '노쇼·대리 구매' 사기 1376건(약 37%), 팀미션 사기 847건(약 22%) 등의 순이었다. 로맨스 스캠은 유명인이나 전문직, 특수 군인 등을 사칭해 온라인으로 감정적 유대감을 쌓은 뒤 택배 통관비나 항공권·병원비 등을 이유로 금전을 요구하는 수법이다.
FIU는 최근 가장 빠르게 확산하는 수법이 '노쇼사기'로 불리는 대리 구매 사기라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식당에 대규모 예약을 한 뒤 고급 와인이나 양주를 특정 업체에서 대신 구매해 달라고 요구하고 예약 시간에는 나타나지 않는 방식이 주로 사용됐다. 최근에는 범죄자들이 지자체와 교도소, 학교 등 공공기관 관계자를 사칭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FIU에 따르면 시청 공무원을 사칭한 범인이 사업자에게 "시청에서 사용할 차량용 무전기를 구매해야 하는데 일반 도매가가 공공기관 납품가보다 저렴하다"며 대신 구매하면 가격 차액을 지급하겠다고 접근했다. 이후 허위 판매업체 직원을 소개하고 계좌 이체를 유도해 돈을 가로챘다.
FIU는 "공공기관 직원 신분 확인을 철저히 하고, 휴대폰으로 걸려 온 전화는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며 "대리 구매 요청은 100% 노쇼 사기로 단번에 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팀 미션 사기'는 단체 채팅방 등에서 피해자를 모집해 무료 체험단 후기 작성, 영상 시청 등 미션 수행 시 수익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속인 뒤 투자금이나 보증금 명목으로 입금을 요구하는 수법이다.
FIU는 점검 회의에서 논의한 내용을 업무 가이드라인에 반영하고, 전담 인력 보강 등을 통해 업무 처리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