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인수를 앞둔 네이버(NAVER(035420))가 지난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받은 벌금 2억원을 깎기 위해 향후 재판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네이버가 두나무 대주주로 인정받으려면 금융 당국의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과거 수천만 원대 벌금 이력으로도 금융사 대주주 자격이 박탈된 사례가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는 포괄적 주식 교환 형태로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를 인수하기 위해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기업 결합 심사, 금융위원회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진행 중이다.
최근 정부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령을 개정해 대주주 적격성 심사 기준을 완화했다. 기존에는 가상 자산 사업자 신고 시 대주주가 결격 사유에 해당하는 법률 위반을 저지르면 죄의 경중에 상관없이 사업자 신고가 불수리됐다.
반면 개정안에는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Financial Intelligence Unit) 원장이 '법률 위반 정도가 경미하다'고 판단하면 예외적으로 신고를 수리할 수 있다. 개정안은 오는 20일부터 시행된다.
당국이 네이버 법률 위반 건을 경미하다고 볼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네이버의 공정거래법 위반 건은 시장 독점 성격을 띠고 있고 벌금도 2억원이다. 업계에서도 "경미한 사건이라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네이버는 부동산 정보 업체들과 제휴해 매물 정보를 제공하던 중, 2015년 카카오(035720)가 유사 서비스를 추진하며 제휴 업체들과 접촉하자 재계약 조건에 '네이버에 제공한 부동산 매물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검찰은 2022년 네이버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지난해 9월 1심 재판부는 "네이버가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서 경쟁 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막아 독점적 지위를 강화했다"며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이보다 적은 벌금에도 금융사 대주주 적격성을 인정받는 데 어려움을 겪은 사례가 있다. 카카오페이(377300)는 지난 2018년 바로투자증권 인수 절차에 들어갔는데, 당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계열사 신고 누락(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법원에서 벌금 1억원 약식판결을 받은 게 문제가 됐다. 이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 자체가 중단됐고, 결국 김 창업자가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은 이후에야 절차가 재개됐다. 카카오페이는 인수 작업을 시작한 지 2년 만인 2020년에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했다.
아예 대주주 자격을 박탈당한 일도 있다. KT(030200)는 지난 2019년 기존 10%였던 케이뱅크(279570) 지분을 34%까지 끌어올리려 했으나, 2016년 지하철 광고 입찰 담합(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7000만원 벌금형을 받았던 것이 문제가 됐다. 케이뱅크 대주주 승인을 받지 못한 KT는 자회사인 BC카드에 지분을 모두 넘겨야 했다.
네이버는 1심 변호인단을 바꾸고 판사 출신 김앤장 변호사를 새로 선임했다. 또 과거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배임·횡령 사건 재판을 맡았던 법무법인 화현도 추가로 선임했다. 지난달 9일 2심 첫 공판에서 네이버 측 변호인단은 "원심 판결이 유지되면 피고인은 금융업 진출이나 글로벌 사업 계획이 무산되는 등 벌금액으로 산정할 수 없는 불이익을 입게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