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열탕과 냉탕을 오가면서 금융감독원이 올해 들어 열흘에 한 번꼴로 소비자 경보를 발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간 소비자 경보가 가장 많이 발령됐던 2024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Exchange Traded Fund) 도입 등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금감원이 초기 위험 신호를 선제적으로 알리는 방식으로 운영 기조를 바꾸면서 발령 건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3일까지 215일간 소비자 경보를 총 23건 발령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발령 건수는 역대 최다였던 2024년(38건)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손민균

소비자 경보는 보이스피싱 등 금융 사기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2012년 도입됐다. 금융 상품이나 불법 금융 행위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거나 확산할 우려가 있을 때 주의·경고·위험 단계로 나눠 발령한다.

올해 경보 대상은 금융 투자부터 대출, 카드, 보험 등으로 다양하다.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관련 경보가 10건으로 가장 많았고,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등 투자 관련 경보가 5건, 보험 3건, 대출 2건 등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28건 중 17건(60%)이 금융 사기에 집중됐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투자 관련 경보는 ETF와 관련된 건수가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관련 경보(17호)와 은행권 ETF 신탁거래(23호) 관련 경보가 대표적이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를 비롯한 고위험 상품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자 피해를 우려한 금융당국이 관련 경보를 발령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0% 넘게 급락했고 올해 들어 코스피지수가 하루 5% 이상 움직인 날은 33일에 달했다. 같은 기간 닛케이225는 4일, 항셍지수는 하루도 없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진 배경으로는 레버리지 ETF 도입과 외국인 기관 투자가의 순매도가 지목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거에는 피해가 커진 뒤 경보를 내는 경우가 많았으나 지금은 작은 위험 신호라도 포착되면 먼저 알리는 방향으로 운영하면서 소비자경보 발령 건수가 늘었다"고 말했다.